지난주 월요일 두 시 노천강당에서 정기학생총회가 있었다. 강의가 끝나자 곧바로 노천강당으로 향했다. 두 시가 됐지만 노천강당은 텅 비어 있었다. 우리학교 재학생 2천 명이 모여야 학생총회가 개회될 수 있는데 모인 사람은 백 명이 채 되지 않았다. 결국 학생총회는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었다.
월요일 두 시는 많은 학생들이 수업이 있는 시간이다. 두 시에 수업이 있는 학생이 학생총회에 참석하려면 조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먼저 교수님께 학생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수업을 빠져도 되는지 동의를 구하고 이를 총학생회에 전달하면 총학생회 측에서 공문을 보내준다. 이후엔 학생총회 참석에 대한 결석계를 받아 제출해야 했다. 만약 교수님께서 동의해주시지 않는다면 수업을 결석하고 학생총회에 참석해야 했다. 그 외엔 학생총회에 참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이마저도 총학생회실에 찾아가서 묻지 않으면 알 수 없었다.
우리나라는 선거를 진행할 때 유권자의 선거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한다. 그래서 정부는 사전투표와 투표시간연장을 하고, 기업이 유권자의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지 감시한다. 기업 또한 노동자가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투표할 시간을 제공한다.
그런데 학교는 그렇지 못하다. 학생들이 권리를 행사하는 방법도, 수단도 알기 어려웠고, 과정은 복잡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의사를 마음껏 표현하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