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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6호 독자마당] 돌아와요 공영방송

2012년 MBC 파업이 벌써 7년 전 일이다. 그때 거의 모든 방송이 중단됐다. 내가 즐겨보던 프로그램인 무한도전부터 9시만 되면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하던 뉴스데스크까지 결방 혹은 축소편성을 면치 못했다. 당시만 해도 파업을 진행하는 노조원들이 밉기만 했다. 방송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방송에서 손을 놓고 장외투쟁에 나선 것 자체가 불만이었다. 방송국 직원이라면 방송을 해야 할 것 아닌가.
그로부터 4개월 쯤 뒤였을까. MBC는 ‘정상화’ 됐다. 김재철 사장이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이라느니 ‘방송장악 음모’라느니 하는 말에는 관심이 없었다. 무한도전은 다시 방영되기 시작했고 뉴스데스크도 원래 분량만큼 진행됐다.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는 듯했다.
뭔가 이상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 건 한참 뒤의 일이었다. 어느 순간 ‘세계와 나 W’, ‘후 플러스’와 같은 인기 시사 프로그램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MBC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이던 ‘PD수첩’은 예전만큼 비판적이지 못했다. MBC 교양국은 해체되었고 수많은 기자들이 해임되었다. ‘방송사 신뢰도 1위’라는 이름이 무색해질 정도로 MBC는 처참하게 무너져갔다.
비판적인 프로그램들이 사라진 자리,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방송을 생각하던 기자들이 사라진 자리엔 정권 홍보에 치중된 반쪽자리 뉴스와 어용 기자들로 채워져 갔다. 이 모든 과정은 놀랍도록 빠르고 또 꾸준히 진행되었다.
MBC는 다시 파업에 들어갔다. 7년 만의 파업이다. 이번엔 KBS도 동참했다. 겉으로만 조용한 정상화는 안 된다. 시끄럽고 어지럽더라도 진정한 정상화를 이루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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