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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7호 독자마당] 새롭게 정의하는 ‘우리’

단체 대화방을 비웠다. 긴 시간 동안 이런 저런 노력에도 이어지지 않던 관계에 미련이 남아 그대로 두었던 기록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예전의 나라면, ‘다시 연락할 일이 있을 텐데…’라며 미련을 떨쳐내지 못했을 테지만 지금의 나는 조금 더 씩씩해져간다.

인간관계를 조금 더 폭넓게 그리고 다층적으로 바라보기. 대학생활 동안의 가장 큰 깨달음 중 하나가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키우게 된 점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굉장히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이제 나는 개인들이‘우리’로서 어느 정도로,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서 융통성 있게 바라보게 되었다.

인간미가 넘치는, 능력 있는, 배려하는, 사고가 깊은, 나와 비슷한 장점을 가진, 나의 단점을 비춰주는 사람 등 우리 대학에는 보물 같은 사람들이 참 많았고,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에 참 많이 감사한다. 보물들과 부딪쳤기에 생겨난 나의 관계 다짐은, 우연히 만나게 된 그들을 인연으로 붙잡으려 억지 노력을 하지는 않기로 한 것이다. 만나면 헤어지고, 훗날 더 성장한 모습으로 재회하듯 당신도 나도 언젠가는 긴 삶의 굴레에서 어울리게 되리라.

그렇게 나는 훗날 새로이, 혹은 다시 만날 누군가를 위해 빈 자리를 만들었다. 순간의 만남마다 더 깊이 감사하되 집착하지 않으며. 무한한 어울림 속에서 조금씩 서로가 더 풍요로워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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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총, 균, 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우리 사회가 떠들썩했을 때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명저 ‘총, 균, 쇠’를 떠올리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20여 년 전, 문학사상사에서 펴낸 6백60여 페이지의 방대하고 육중한 이 책을 보름을 넘겨 독파했을 때 그 만족감은 아직도 뇌리에 선하다. 한마디로 감동과 충격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인류의 역사와 문명은 지역적으로 위대한 발상지나 그 이동과 인종주의적인 이론들로 가득했지만 ‘총, 균, 쇠’는 달랐다. 우선 이 책은 1만3천 년 인류역사의 기원을 마치 파노라마처럼 풍부한 자료와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엮어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유전학, 병리학, 생태지리학, 문화인류학, 언어학, 진화생물학, 고고학 등 온갖 학문들을 동원해 인류 발전의 속도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여기서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지나치게 과학적 이론이나 깊이 있는 생물학 또는 역사와 지리적 상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방대한 양임에도 읽으면서 지루하지 않았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이 강대한 이웃나라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독특한 문화, 언어, 민족과 독립을 유지한 이유에 대해 지리적 조건이 훌륭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가 수려한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