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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2호 독자마당] 망설임을 깨고

나는 준비를 잘하는 사람이다. 항상 바지 주머니에도 휴지가 들어있을 정도로 말이다. 지난 주말, ktx를 타고 서울에 올라갔다. 시간에 쫓겨 다른 기차 가격의 2배를 주고 탔다. 지하철 노선을 따라 도착한 기회의 장소에는 꿈에 대한 간절함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 간절함이 입구에 서있는 나에게도 느껴질 정도였다. 내 차례가 오기까지 5시간 동안 연습은 커녕 멍하니 앉아 자아탐구만 했던 것 같다.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서 5시간을, 차비 8만원을 1분 만에 공중에 뿌렸고 어찌 보면 그것은 부족한 상태로 왔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웃기게도 내가 전광판에 떠있는 숫자를 소비하는, 그저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라서 비참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그곳을 벗어났다.

돌아가는 지하철서 충동적으로 광화문에 내렸다. 광화문은 개개인의 목적지를 가기위해 바삐 걷는 사람들뿐이었다. 나는 비로소 현실을 마주했다. 더 이상 지체하고 싶지 않아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혹은 스스로에게 꿈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줬다. 하지만 그 하루를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몇 년 동안의 망설임을 깨고 시작점을 찍었다. 더 이상 내 스스로를 내가 막을 일은 없다는 것을 안다. 다음 기회에는 주머니에 휴지를 든든하게 집어넣고 나서야겠다.

실패를 무서워할 수 있지만 실패가 두려워서 하는 포기는 너무나 안타까운 짓이다. 꿈이라는 길목에서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어서 시작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망설임을 이겨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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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