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을 하는 나는 버스를 탈 때면, 그 시간대에 항상 계시는 버스기사 분들의 얼굴을 대강 기억한다. 특정한 요일에 수업시간에 맞춰 버스를 타면 손님들에게 언제나 인사해주시는 푸근한 인상의 기사님께서 나를 반겨주신다. 탈 때도, 내릴 때도 마찬가지다.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한 마디에 나를 모르는 사람임에도 이유 없는 안도감이 들고, 어느 힘든 아침에는 그 인사를 듣는 순간 울음이 나올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안녕하세요.” 그 한 마디가 이렇게 마음을 달래주는 말임을 나는 그때마다 깨닫는다. 손님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다. 놀라는 손님도 있고, 듣고도 멀뚱히 서 있는 손님도 있고, 함께 밝게 인사해주는 손님도 있다. 마지막 경우가 나다.
이런 기사님은 자주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기에, 나도 처음에는 놀라서 고개만 까딱하고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지금은 교통카드를 찍을 때 기사님께 동시에 “안녕하세요!”하고 먼저 인사를 드린다. 지금은 버릇이 되어서 다른 버스를 탈 때에도 기사님들께 인사를 드린다. 기사님들은 뜻밖의 선물을 받은 표정으로 화답해 주시는데, 그때마다 무언가 좋은 일을 한 것 같은 기분에 나도 들뜬다. 상대가 누군지 모르면 어떤가. 내가 먼저 하는 인사가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버틸 수 있는 비타민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 버스의 기사님께 내가 이렇게 따뜻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에 감사인사를 드린다. 다음에는 그분께 음료수라도 사드릴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