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개봉한 영화 ‘굿 윌 헌팅’을 보았다. 이 영화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인공 윌과 그의 멘토인 숀 교수의 관계에 주목한다. 물론 이 둘의 스토리도 감동적이다. 하지만 내게 누가 가장 기억에 남았는지 묻는다면, 램보 교수이다.
램보는 MIT의 교수이자 필즈 메달의 수상자다. 하지만 그는 천재가 아니다. 교수가 2년에 걸쳐 푼 수학 문제를 윌은 순식간에 풀어버린다. 여기서 범인과 천재의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천재인 윌은 영화 중후반에 범인인 램보에게 팩트폭력을 가한다. “그걸 교수님이 못 풀다니 정말 안됐군요.” 그 말에 램보는 조금 슬픈 얼굴로 말한다. “널 차라리 만나지 않았더라면 할 때도 있어. 그럼 밤에 잠 못 이루지도, 세상에 너 같은 인재들이 많을 거란 생각도 안 했겠지.”
내 주변에도 천재가 있다.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냈는데 커가면서 어른들이 우리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결코 내가 못나서가 아니었다. 그 친구의 재능이 너무나 뛰어났기 에 나는 뭘 해도 못난이였다. 램보처럼 차라리 그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하고 바란 적도 있다. 천재가 내 친구라 뿌듯했던 적보다 고질적인 열등감에 눈물 훔친 날이 더 많다.
사람들은 램보나 나같은 범인에겐 관심이 없다. 이젠 천재 옆의 범인에게도 따스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