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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0호 독자마당] 21세기 기숙사

나는 명교생활관 사생이자, 한 때 층장을 맡았던 사람이다. 그 시절의 나는 항상 생각하던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명교생활관 사생 수칙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명교생활관 사생 수칙 3조(수칙제정)에 따르면, ‘관장은 생활관 내에서 사생들이 질서 있는 공동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하도록 생활관 운영회의 심의를 거쳐 사생들이 지켜야 할 수칙을 정한다.’고 규정한다. 이 수칙의 핵심은 ‘관장이 사생 수칙 최고 결정자’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사생 수칙은 무엇일까? 사생들의 행동이나 절차에 관하여 지켜야 할 사항을 정한 규칙이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은 “왜 기숙사에 사는 사생은 학생인데 수칙의 최고 결정자는 학생이 아니고 관장일까?”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귀가시간=11시 40분’, ‘무단외박 불가’, ‘지연 귀사 벌점 2점’ 등 다양한 통제 수칙이 존재한다. 단체 생활에 어느 정도 규율은 필요하겠지만, 나는 현재의 사생 수칙이 사생들을 대화와 설득의 대상이라기보다는 통제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듯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인 것처럼, 기숙사의 주체는 사생이 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21세기 인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창의성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서 새롭고, 독창적이고, 유용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인재 말이다. 교수님들은 가끔 이런 말씀을 하신다. “창의적인 생각을 해봐” 하지만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명교생활관에서 살다보면 창의적인 생각보다는 수칙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수칙에 얽매이는 삶은 창의적인 생각을 억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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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모든 존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들에게,  ‘어머니와 나’ 오늘도 밥은 제때 먹었는지, 수업에서 ‘예시’를 들어 쉽게 설명했는지 물으시는 아빠께 툴툴거렸다. 당신 딸의 나이가 별로 실감나지 않으시는 눈치다. 사실, 저 안에 담긴 아빠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 놓고 돌아서서 후회하는 나 같은 학생들이 많으리라. 이 책은 어느 이름 모를 여사님의 일상 목소리를 기록한 것이다. 대화의 상대이자, 책의 저자인 김성우는 바로 그녀의 아들. 70대 초반쯤 되셨을 법한 여사님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상황-거창한 시대적 사건부터 천 원에 산 감자 이야기까지-에 대한 단상들을 꾸밈없는 잔잔한 언어로 들려준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다 보면 모든 이야기가 편편이 분절된 것이 아닌, 세월만큼 깊어진 그녀의 너그러운 지혜로 꿰어졌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한 여인이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구술사이자 그녀의 에세이요,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철학서인 것이다. 문학과 철학의 언어는 때로 우리에게 추상적으로 다가온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는 별 관련 없는, 재주 많은 이들의 영역인양 느껴지기도 한다. 리터러시 연구자로서 문자 자체에 대한 이해력을 넘어 삶이 스며있는 소통에 대해 이야기 해 온 저자는 “나의 어머니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