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대졸 초임 삭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7∼8개 그룹이 약 2만 명의 정규직과 6천 명의 인턴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전경련은 지난달 25일 30대 그룹이 협의해 `대졸 초임 삭감 및 기존 직원 임금 조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계획을 발표하고 나서 노동단체 등에서 이의를 제기하자 이에 대응하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전경련은 `대졸초임 삭감에 대한 비판과 본회 입장'이라는 문건을 통해 대졸 초임 삭감이 일자리 계획은 없고, 임금을 깎으려는 의도에 불과하다는 주장과 관련, 이같이 말했다.
또 "그룹별로 신규.인턴 채용안이 세부적으로 마련되는 4월께 일자리 창출 계획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노동시간 단축이 일자리 나누기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민주노총의 주장에 대해 "제조업 공장가동률이 떨어져 기존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며 무용성을 지적했다.
전경련은 외환위기 당시에도 노동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2003년 근로시간이 주 40시간으로 단축됐으나 일자리 증대 효과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2003년 당시의 실업률 3.6%와 지난 1월 현재 실업률은 3.6%로 같다고 전경련은 부연했다.
전경련은 1998년 실업률이 10%였던 프랑스는 임금을 삭감하지 않고 법정 근로시간을 주 39시간에서 35시간으로 단축, 2001년 8%선까지 떨어졌으나 2006년 9.8%까지 재상승한 외국의 사례를 제시했다.
임금 삭감 없이 근로시간만 단축한 결과 인건비만 상승시키고 일하지 않는 `프랑스병'을 유발시켰다는 것이다.
일본보다 한국의 대졸초임이 높다는 것은 허구라는 주장에 대해서 전경련은 "임금 삭감의 근거는 경제 수준 즉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한국이 일본보다 대졸 초임이 높다는 것"이라며 "일본 대졸 초임의 특별 급여와 우리의 특별 성과급을 각각 제외해서 비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측이 대졸 신입 직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세계의 경쟁 기업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지만, 우리 기업은 잉여인력 감원도 하지 않고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이 근로자 한 명에게 준 고정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각종 보험료나 복리후생비 등의 노동비용은 임금의 26.6%여서, 결국 이러한 추가 부담을 안고서라도 해고를 자제하고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일자리 나누기의 실제 모습이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