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난해 12월 신규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로 반전하면서 고용 불안이 심화된 가운데 2월에는 50만~60만명 가량의 대학.고교 졸업생들이 새 일자리를 찾기 위해 사회에 쏟아져 나온다.
여기에 기업들이 일자리를 만들어내기는 커녕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새로운 실업자를 양산해 2월에는 참혹한 고용지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19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29세 청년층의 지난해 12월의 고용률은 57.8%로, 외환위기 여파로 침체됐던 1999년 5월의 57.0% 이후 거의 10년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청년층의 작년 12월 경제활동 참가율(구직기간 1주 기준)도 61.9%로, 21년전인 1988년 2월의 61.3% 이후 가장 낮았다. 고용통계가 이처럼 급속히 악화된 것은 작년 말부터 실물경기 침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직기간 1주 기준 통계는 비공식통계로 1963년까지 자료가 누적돼 있고 4주 기준 통계는 공식 통계지만 자료가 1999년까지만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달에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이들을 받아줄만한 기업은 많지않아 상당수가 실업자로 전락할 형편이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매년 2월이면 50만명 가량이 사회로 나와 새 일자리를 찾게 되지만 올해는 경기악화로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극도로 꺼리고 있어 실업률이 대폭 올라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한 취업포털이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곳 중 2곳이 올해 채용계획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의 경우 연말에 70% 가량을 결정짓는 것과 비교하면 채용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대한상공회의소의 기업들에 대한 조사에서도 85.8%가 올해 사업계획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61.1%가 올해 신규 채용을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른 구조조정 압박으로 공공기관들도 신규채용은 거의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인턴사업 확대계획에 따라 6개월~1년 정도의 단기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오히려 최근 대주주가 손을 떼기로 한 쌍용자동차나 현재 진행되는 건설.조선 부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경우 실업자가 대량으로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면 현재 근근이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들도 폐업.도산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최근의 경기침체 상황에서 새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 보고 일 나누기를 통해 기존 고용을 지킨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잡 셰어링을 강제하다보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할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청년층 실업난은 더 악화할 수 있어 정부의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