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주=연합뉴스) 조준형 최우정 김승욱 기자 = 지난 3월30일부터 북한에 억류돼 있던 현대아산 근로자 유성진(44)씨가 13일 억류된지 136일만에 전격 석방됐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정부의 최우선 대북 현안이던 유씨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경색 일변도였던 남북관계는 개선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씨는 경의선 육로를 통해 이날 오후 8시36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한 뒤 8시45분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앞서 유씨는 오후 5시10분 개성공단내 북측 출입국사업부가 `추방' 형식으로 현대아산측에 신병을 인계함에 따라 억류상태에서 풀려났다. 유씨는 공단 내 우리 측 기관인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서 대기하다 개성공단관리위 법무팀장, 현대아산 개성공단 총소장 등과 함께 귀환했다.
도라산 CIQ에 도착한 후 유씨는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 주신 정부 당국과 현대아산,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감사드린다"고 짧게 소감을 말한 뒤 준비된 차량에 탑승, 서울로 이동했다. 유씨는 건강검진을 받은 뒤 관계 당국으로부터 억류 상황 등에 대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정부는 유씨가 석방된 것과 관련, 북한에 모종의 대가를 제공하거나 사과나 유감표명을 한 사실이 없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다만 유씨의 소속회사인 현대아산 측은 북한 당국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유씨는 이날 남북출입사무소에 대기하고 있던 우리 측 의사로부터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은 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개성공단에서 숙소 관리 업무를 하던 유씨는 3월30일 오전 개성공단 현지에서 북측 당국자들에 의해 체포된 뒤 그간 변호인 접견 등을 하지 못한 채 137일간 억류돼 왔다.
유씨 억류 이후 정부는 4~6월 개성공단 실무접촉과 회담 등을 계기로 북측에 유씨 문제 해결을 촉구한 데 이어 7월초부터 현대아산을 매개로 중국 선양(瀋陽) 등지에서 북측과 유씨 석방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물밑 교섭을 진행했다.
이 같은 노력 속에 북한은 지난 7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평양 방문을 공식 초청하면서 현 회장 방북을 계기로 유씨를 석방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 회장의 방북 나흘째인 이날 오후 10시까지 현 회장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간의 면담 소식은 전해지지 않음에 따라 면담 불발 가능성과 막판 성사 가능성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10일 방북한 현 회장은 당초 12일 귀환 예정이었다가 체류 일정을 하루씩 두차례 연장, 14일 돌아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