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 로켓엔진 결함 발견"…전문가 "연내 발사 의지 피력"
실제 발사일은 23~29일 가능성 커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북한이 장거리 로켓의 발사 예정기간을 기존의 이달 10∼22일에서 오는 29일까지로 연장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실제 로켓 발사는 남한의 대선 기간과 겹치지 않는 이달 23∼29일 중에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미 발표한 바와 같이 조선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과학기술위성 `광명성-3'호 2호기의 발사를 위한 준비사업을 마지막 단계에서 추진하고 있다"면서 "그 과정에 운반 로케트의 1계단 조종 발동기 계통의 기술적 결함이 발견돼 위성발사 예정일을 12월29일까지 연장하게 된다"고 밝혔다.
통신은 영문기사에서 `1계단 조종 발동기 계통'을 `the first-stage control engine module of the rocket'이라고 표현해 1단 로켓의 엔진 부분에 문제가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군 기관의 한 로켓 전문가는 "1단 추진체의 추력을 제어하는 모터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이는)핵심 부품에 해당한다"고 분석했고, 민경주 나로우주센터 센터장은 "기계적인 문제가 아니라 오퍼레이션의 문제면 빨리 해결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기술위원회는 앞서 지난 1일 "`광명성-3호' 2호기 위성을 운반로켓 `은하-3호'에 실어 10∼22일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남쪽으로 발사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지난 9일 "일련의 사정이 제기돼 발사 시기를 조절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일련의 사정'에 대해 함구해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했다.
북한이 이날 로켓 발사 시기를 조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기술적 결함'이라고 밝히고 기존 발사기간을 한 주 연장함에 따라 실제로 연내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오늘 발표는 김정은 체제 출범 이전에 맞춰 축포를 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이달 22일까지는 안 되지만 연내에는 발사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은 지난해 부친의 장례 절차가 끝난 직후인 12월 30일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돼 군통수권자의 지위에 오르면서 사실상 부친 권력을 승계한 바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일 사망 1주기와 김일성 주석의 100주년을 맞아 위업을 계승하고 김정은의 정통성을 다지는 차원에서 연내 로켓을 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날씨가 괜찮고 부품 교체가 되면 발사를 강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이날 발표에 대해 로켓 발사계획 철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국제사회와 공조하는 외교적인 노력도 병행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