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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로켓발사 강행..韓美 "궤도진입 실패"

안보리 긴급소집..오바마 "대포동 2호미사일" 규정정부, PSI 전면참여 결정속 최종방침 추후 확정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김병수 기자 = 북한이 5일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했다.

북한은 자신들이 쏘아올린 장거리 로켓을 인공위성이라며 궤도진입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한국과 미국은 일제히 "궤도진입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2006년 10월 북한이 강행한 핵실험의 성공 여부 논란에 이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능력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는 그러나 인공위성 여부를 떠나 북한의 로켓 발사를 '중대한 도발'로 규정, 6일 새벽 일본의 요청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긴급 소집하는 등 즉각적인 제재 움직임에 착수해 한반도 정세가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주장에 맞서 `대포동 2호 미사일'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북한의 도발을 좌시할 수 없다는 인식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엔 안보리에서의 대북 제재 움직임은 물론 향후 미 정부의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우리의 과학자,기술자들은 국가우주개발전망계획에 따라 운반로켓 '은하-2호'로 인공지구위성 '광명성 2호'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 오전 11시30분 15초에 로켓을 발사했다'고 발표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체코 방문 중 발표한 성명에서 발사체를 `대포동 2호 미사일'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과 확산은 동북아 지역 및 국제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오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어떤 행동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내에서도 북한의 로켓 성격을 놓고 북한의 주장대로 `인공위성 운반체'라는 견해와 `장거리 미사일'이라는 분석이 엇갈려왔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측 주장대로 인공위성이라 해도 내용적으로 볼때 탄도미사일 능력을 실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면서 "인공위성 성공을 입증하는 북한측의 노력과 별개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주장과 달리 로켓 발사체가 '(인공위성) 궤도진입에 실패했다'고 추정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AADC)와 미군 북부사령부(USNC)는 이날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한 브리핑에서 "미사일의 1단계 추진체는 동해로 떨어졌으나 그 이후 단계에서는 탑재물들이 태평양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또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에 출석, "어떤 물체도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북한이 로켓을 지구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실패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인공위성 여부와 상관없이 미국의 일부 지역까지 사거리에 포함되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이 확인될 경우 현재 대북 정책과 관련해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오바마 정부의 향후 대북 정책수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돼 주목된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로켓발사가 확인된 직후부터 '추가 도발'을 경고하면서 안보리에서 이 문제를 공식 논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나섰다.

특히 일본이 로켓 발사 직후 안보리 소집을 전격 요청함에 따라 안보리 비공개 회의가 5일 오후 3시(한국시간 6일 새벽 4시) 열릴 예정이다. 안보리 전격 소집은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한 것이다.

그러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반대할 것으로 알려져 미.일 등이 추진해온 새로운 대북 결의안 채택이나 1718호의 즉각적인 이행에 적잖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단호하고 의연하게 대처한다'는 방침 속에 후속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은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 의장 자격으로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 성명'을 발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를 명백히 위한 것으로서 북한의 어떠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및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적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앞서 소집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를 보고받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군 경계태세를 확실히 하라"고 군 당국에 지시했다.

청와대는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하고 의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강한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는 강온 양면 전략을 택할 것임을 시사했다.

국방부는 서해상 북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 등 남북 접적지역에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군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키로 하는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특히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 방침을 사실상 결정했지만 최종 방침은 추가 검토를 거쳐 확정하기로 했다.

북한은 한국이 PSI에 전면참여할 경우 무력충돌을 경고해 온 점에 비춰 새로운 남북 대치의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w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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