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정부는 18일 대남 전면대결태세에 진입한다는 전날 북한군의 성명에 의연하면서도 절제된 대응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한편 대북 경계태세를 강화하면서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육.해.공군에 대북경계태세 강화 지시를 하달하고 주요 지휘관은 부대에 정위치하는 한편 접적지역의 부대는 대북 감시.경계태세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합참 관계자는 18일 "현재까지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면서 "대북 경계태세를 평시보다 강화해 북한군의 동향 하나하나를 면밀히 주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NLL 이북 해상에서 활동하는 북한 경비정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고 있고 해주 인근 바다에서 얼음이 관측되는 등 경비정이 기동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면서 "북한군 서해함대와 서해 육상부대의 통신량도 평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합참은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자신들이 선포한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고수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해군작전사령부와 평택 2함대, 공군작전사령부 등에 NLL 해상에서의 감시태세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NLL 해상 감시태세와 관련, 해군은 평소에도 한국형 구축함(KDX-Ⅱ)인 문무대왕함 등 북한 서해 함대보다 3~4배 가량 우위의 전력을 배치해 놓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북한 함정은 200~400t가량의 함정을 위주로 경비하고 있지만 우리 군은 이보다 3~4배가량 우위의 전력을 평소에도 배치하고 있다"면서 "평소 배치되어 있는 전력수준을 감안해 대북경계태세 강화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군과 주한 미 공군의 대북정찰과 접적지역 부대의 대북 감시활동은 평소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정부는 군의 경계태세 강화와는 별도로 이번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에 대해 의연하면서도 절제된 대응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맞 대응하기보다는 의연하면서도 유연한 대응을 한다는 방침"이라며 "대북 성명 발표는 현재로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당국자들은 북한이 개성공단 등에 대한 우선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남북관계의 전면적 파탄 단계로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최근 며칠 사이 성명을 발표한 것 외에 북한에서 특이한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현재로선 민간의 교류협력 활동은 정상적으로 진행토록 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민군 총참모부는 대변인은 17일 성명을 통해 남측이 "외세를 등에 업고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부정하고 대결의 길을 선택한 이상 우리(북)의 혁명적 무장력은 그것을 짓 부시기 위한 전면대결태세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우리 군이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과 `응징'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것을 짓뭉개버리기 위한 우리 혁명적 무장력의 강력한 군사적 대응조치가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은 1998년 이후 10년 만의 일이며, 군복차림에 대좌 계급장을 단 대변인이 이례적으로 직접 조선중앙TV에 출연해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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