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응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대응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검토되고 있는 독자제재 방안 대부분이 실효성이 떨어져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북 독자제재에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면 그동안 진행해오던 대북 제재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대북 추가제재 방안으로는 ▲대북 수출 전면 금지 ▲북한에 대한 송금 한도 인하 ▲현재 6개월 단위로 연장하는 북한 입항 금지 및 수입 전면금지 조치의 1년 단위 연장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은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북한 만경봉호의 입항금지와 북한산 상품 수입 금지 등의 강한 제재조치를 이미 시행하고 있어 이 같은 추가 제재를 실시한다 해도 별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작년에 일본의 대북 수출규모가 잡화와 의약품 등을 중심으로 7억9천만엔에 불과한데다 대북 송금을 완전히 통제하지 않는 이상 한도는 줄여봤자 분할송금하면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1일 "일본이 검토하고 있는 추가 제재안은 상징적인 효과 외에는 별로 기대할 게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제재차원은 아니지만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면 국제사회에서 비확산 문제가 부각되니 그동안 남북관계 등을 감안해 보류돼 왔던 PSI 전면참여를 추진할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PSI에 전면 참여한다해도 지금과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 자체의 판단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PSI에 참여한다해도 북한의 선박을 공해상에서 검색할 수는 없다"면서 "국제사회의 비확산 노력에 우리나라가 참여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클 뿐 실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면 대북 민간사업을 벌이는 단체들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지원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정부는 현재로서는 로켓 발사를 남북 민간교류와 연관짓지는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직접 대북 에너지 및 식량 지원이 줄어들 수 있음을 경고했다.
하지만 미국이 독자적으로 진행하던 대북 식량지원은 이미 북한의 거부로 중단된 상태며 북핵 6자회담 차원에서 제공했던 에너지 지원도 벌써 마무리됐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다 해도 에너지 및 식량지원과 관련해 추가로 취할 조치가 당장은 없는 셈이다.
이밖에 중국은 북한에 매년 상당한 양의 식량과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차원의 제재에도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양자관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자제재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외교 소식통은 "유엔 안보리 차원의 제재도 쉽지 않아 보이는데 각국이 취할 독자제재 수단도 마땅치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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