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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누구인가?

누구세요? 하고 물어 올 때 그대는 뭐라고 대답하는가? 생텍쥐베리 식으로 하면, ‘창틀에 제라늄을 키우고 있고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겠지만, 자신을 그렇게 소개하는 사람을 나는 아직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는 십중팔구, ‘저는 계명대학교 무슨 과, 몇 학년, 아무개입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대는 아직도 그렇게 따분한 대답을 하고 있는가? 그런 따분한 대답을 가르치는 스승이 있다면 그 스승의 머리통을 쥐어박아 버려라.

몸을 자기 자신이라고 믿는 그대의 확신은 철석같은 믿음으로 스스로를 짝퉁 아닌 진품이라 여길 것이다. 몸짱이라는 평을 받으면 좋아하고, 몸꽝이라는 소릴 들으면 비관까지 해 가며 그대는 몸과 자신을 동일시하는데 길들어져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몸에 대해 타인이 내리는 판단에 따라 그대 마음이 태엽 감긴 인형처럼 좋았다가 싫었다가 춤을 춘다는 점이다. 더 재미있는 일은 좋은 옷을 입고 있거나 장신구를 하고 있을 때 ‘그 옷 참 예쁘네’ 또는 ‘그 귀걸이 참 예쁘네’ 라는 칭찬을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실이다. 몸뚱이에 달고 있는 장신구까지 마치 그것이 ‘자기’인양 착각하며 그대는 춤추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얼마나 몸과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는지는 영어 단어에서도 나타난다. Body는 몸이라는 말이지만 누군가라는 뜻으로 쓸 때는 somebody, 모두는 everybody로, 아무도는 nobody로, 결국 body라는 단어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된다.
정말 우리는 Body에 한정되는 존재일까? 몸을 들여다보라. 그것이 내 것이라면 내가 마음먹는 대로 따라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말 내 것이라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늙기 싫다면 늙지 않고, 병들기 싫다면 병들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대 몸은 그대가 마음먹는 대로 따라 주는가? 아니라면, 그대는 누구인가? 그대는 정말 그대 몸의 주인이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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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