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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속의 작은 왕국 부탄은 참으로 가난한 나라다. 고색창연한 불교사원만 이따금 보일 뿐, 돈 벌기 위한 산업 시설이라곤 눈 부릅뜨고 찾아봐도 발견하기 힘들다.

그러나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것만으로 부탄 사람들의 삶을 궁핍하게 여긴다면 커다란 오류를 저지르는 것이다. ‘한 나라의 진정한 복지 지표는 국민총생산지수 GNP가 아니라 국민총행복지수인 GHP다’라는 말을 나는 그곳에 가서 들었다. GHP의 H는 해피, 행복이란 뜻인데, 그 곳 사람들의 미소 띤 표정들을 보면 그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어디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국이 최대 강대국이니 만큼 미국 사람들이 가장 행복하지 않을까 추측하면 그것 또한 오류다.

몇 해 전 어느 국제기구의 조사에 의하면, ‘어느 나라가 가장 행복한지’ 행복지수를 측정한 결과, 놀랍게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하는 방글라데시가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조사가 나온 적이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몇 십 달러밖에 되지 않는 나라, 가난하고 또 가난한 나라인 방글라데시 국민들이 가장 행복을 느끼는 국민이라니 이게 과연 믿을 만한 조사일까?

그러나 방글라데시 뒤를 이어 행복지수 2위와 3위에 속하는 나라들도 아제르바이젠이나 나이지리아 같은 가난한 국가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행복이 결코 물질적인 풍요와 비례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같은 조사에서 올해 부탄은 3위인가에 랭크되었을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1백위 권 밖으로 멀찌감치 물러나 있으니 우리의 삶이 얼마나 팍팍한 건지 다른 나라 사람들도 다 아는 모양이다.

지금 내가 느끼는 행복지수는 얼마나 될까? 생활은 자꾸자꾸 더 편리해지고, 먹을 것은 넘쳐나고, 엊그제 샀던 핸드폰은 몇 밤만 자고 나면 구식이 되어 버리는데. 혹시 물질에 대한 충족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면 계속해서 가져라. 행복해지지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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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