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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부는 무엇이냐?

몇 년 전 <레이>라는 영화로 젊은이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레이 찰스(Ray Charles). 13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한, 블루스(blues)와 솔(soul) 음악의 아버지로 일컫는 그는 참으로 험한 성장기를 보냈다.

일곱 살 무렵 시력을 잃어버린 그는 노동자였던 아버지를 여읜 뒤 어둠 속의 아들에게 삶의 방법을 가르치던 어머니마저 잃게 되었다. 대공황기 빈민가의 흑인 고아에게 주어졌을 고통의 무게를 우리는 상상할 수 있을까.

세 살 무렵 이웃 카페의 피아노와 인연을 맺었던 레이 찰스는 블루스 밴드를 따라다니며 미국 전역을 방랑했다. 그러면서 색소폰, 트럼펫, 클라리넷, 오르간 등 닥치는 대로 연주를 하며 나름대로의 음악적 소양을 쌓아갔다.

열여덟 살 때 처음 무대에 선 이후 그의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들의 수는 빠른 속도로 늘어갔다. 그는 흑인 음악을 대변하던 솔을 현대적으로 해석했고, 리듬 앤드 블루스를 가스펠과 결합시켰으며, 백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컨트리와 웨스턴까지 흡수했다. 그러면서 점점 세계의 뮤지션들이 우러르는 자리로 올라갔다.

그만큼 고독했던 것일까. 그는 장애와 인종 차별은 극복했으나 헤로인 투약으로 세 번 구속되었고 정신병원 생활도 했다. 그 어려운 시기를 지켜준 것은 바로 음악이었다.
“나는 음악과 함께 태어났다. 음악은 내 피처럼 나의 일부다”

전설적 인물이 영화화될 때, 대개 그 장본인은 세상에 없는 법이다. 그러나 영화 ‘레이’가 만들어질 때 행복하게도 레이 찰스는 거기에 있었다. 자신의 역할을 맡은 배우 제이미 폭스와 피아노 옆에 나란히 앉아 연주 몸짓들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영화가 완성되기 직전인 2004년 6월 10일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제이미 폭스는 수상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레이 찰스를 위해 박수 칩시다”
거기 있던 모든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74세로 세상을 뜰 때까지 60년 동안 활동했으며 50년 동안 정상에 서 있었던, 감히 함부로 덤빌 수 없을 것 같은 절망을 뭉개고 일어선 가난하고 눈먼 흑인 고아에게 쏟아지는 박수였다.

우리는 과연 스스로에게 떳떳이 응답할 수 있을까? 내가 어려울 때 나를 지켜줄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나는 무엇과 함께 태어났으며, 내 피처럼 나의 일부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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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