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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이 삶을 명작으로 만든다

목이 긴 사람들, 우수에 차 있는 듯한 표정, 그리고 초점 없는 눈동자. 이쯤 말하면 그림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이라면 그것이 화가 모딜리아니의 초상화를 가리키리라 짐작할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모딜리아니는 어린 시절 늑막염과 티푸스를 앓은 뒤 정규 교육을 포기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0세가 되던 해, 그는 예술의 메카 파리로 갔다. 르네상스의 그림을 존경해 온 그는 세잔의 그림에 매료되었고, 거기에서 자코브같은 시인과 피카소같은 화가들과 친분을 쌓았다.

도덕적 관점에서 보자면 지극히 퇴폐적일 일상에서 모딜리아니는 빛나는 창조의 탑을 쌓아 갔다. 술과 연애가 뒤범벅이 되는 시간들, 그 속에서 그는 14세 연하인 18세의 소녀를 만난다. 그녀의 이름은 잔 에뷔테른, 모딜리아니는 그 때 32세였다.

모딜리아니도 나이답지 않은 모습과 반항기와 쓸쓸한 잔의 눈빛에 이끌렸다. 둘은 시내 한 건물의 옥탑방에서 뒹굴었다. 2년 동안. 시간이 흐르자 모딜리아니는 조금씩 예전처럼 술과 연애의 세계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난 잔은 흥분하지 않았다. 그것은 예술가로서 불가피한 일이며 그보다 그의 그림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를 더 바랐기 때문이다.

모딜리아니의 몸은 점점 망가져 갔다. 두 사람은 니스 해변으로 요양을 떠났다. 거기에서 그는 많은 초상화들을 그렸다. 2년 뒤 그들은 다시 파리로 돌아왔으나 돈도 건강도 아무것도 없었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모딜리아니는 파리의 자선병원에 입원했다.

잔은 언젠가를 위해 베개 밑에 면도칼을 두고 잠들었다. 그리고 3일 뒤, 모딜리아니는 결핵형 늑막염으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또 이틀 뒤인 1920년 1월 26일 새벽, 잔은 그가 머물던 건물 5층 창문에서 스스로 불안에 떨던 그 가벼운 몸을 던져 버렸다.

“당신은 왜 눈동자를 그려 넣지 않나요?”
어느 날 잔이 묻자 모딜리아니가 대답했다.
“내가 그의 영혼을 알게 되면 눈동자를 그리게 될 거야.”

수많은 이들의 초상을 그려 냈지만 모딜리아니의 자화상은 죽기 직전인 1919년에 그린 단 1점뿐이었다. 왜 그랬을까? 자신이든 타인이든 그 진실한 내면을 마치 수학 공식처럼 꼭 찍어 낼 자신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그것이야말로 참으로 솔직한 자아 표현이 아니었을까? 감히 누가 한 길 사람 속을 안다고 소리칠 수가 있을까? 정직하였으므로 모딜리아니의 그림은 지금도 보는 이의 눈길을 떨리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신학기요, 새봄이다.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했다. 모든 것을 솔직하게 바라보고 정직하게 판단하도록 애써라. 특히나 자기 자신의 영혼에게. 그러면 너희들의 삶은, 지금은 보잘것없더라도, 언젠가 명작으로 남게 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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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