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하늘로 날아가 숨어있는 적 잠수함을 타격하는 대잠로켓(ASROC)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국내기술로 개발됐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2일 유도탄에 탑재돼 적 잠수함이 발견된 해역까지 날아감으로써 정확도와 사거리를 대폭 개선한 대잠유도무기인 `홍상어'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착수한 지 9년 만에 개발에 성공한 홍상어는 함정 전투체계와 연동해 운용될 대잠유도무기로, 수직발사형 유도탄, 수직발사체계, 발사통제콘솔로 구성되며 ADD가 2004년 개발한 경어뢰를 유도탄에 탑재해 발사하는 방식이다.
길이 5.7m, 직경 0.38m, 무게 820㎏에 달하며 1기의 가격은 약 20억원으로 지난 9년간 1천억원의 개발비가 들었다.
이미 적 잠수함을 잡는 경어뢰인 청상어(함정에서 물속으로 발사)와 중어뢰인 백상어(잠수함서 발사)가 국내 개발된 상태지만 모두 물속으로 발사한다는 점에서 적이 어뢰보다 먼저 도달하는 어뢰음(音)으로 사전에 탐지, 도주할 우려가 있다.
홍상어는 소리보다 늦을 수밖에 없는 이 같은 기존 어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적 잠수함이 숨어있는 해상 바로 상공까지 날아가 물속으로 입수해 적을 타격하게 된다.
입수할 때 수면에 부딪히는 힘으로 탄두가 폭발할 위험을 막기 위해 입수 직전 낙하산을 펼쳐 충격을 줄인다. 홍상어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로켓 엔진과 낙하산은 분리되어 떨어져 나가고 스크루가 가동돼 적 잠수함을 향해 돌진한다.
즉 수직발사→추력방향조종으로 방향 전환→유도탄과 추진기관 분리→기체분리→낙하산 가동→입수직후 낙하산 등 분리 후 적 잠수함 타격 등의 순서를 거친다.
수직발사형 대잠유도탄으로는 세계 최고수준인 홍상어는 수직발사시 급속자세제어를 위한 고내열 성능의 추력방향조정장치인 조종날개를 적용해 정확도와 사거리에서 최고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개발된 선진국의 대잠로켓인 VLA의 공중사거리는 17㎞ 정도지만 홍상어는 이를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특수내열 복합재를 사용해 유도탄 발사시 발생하는 엄청난 화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등 발사대의 내구성도 대폭 향상시켰다. 특히 함정이 최대치로 요동치더라도 전방위 발사가 가능토록 설계됐다.
ADD는 10여차례에 걸친 함정 실험을 통해 홍상어의 위력과 적용된 신기술의 우수성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홍상어는 실전배치중인 KDX-Ⅱ급 이상의 함정에 탑재할 수 있다. KDX-Ⅱ와 KDX-Ⅲ에는 이런 대잠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한국형 수직발사관이 설치되어 있다.
배연숙 홍상어체계개발단장은 "홍상어 개발 성공으로 세계적 수준의 해군 대잠작전능력 확보 기반이 마련됐다"며 "함정 표준 수직발사체계도 함께 개발됨으로써 향후 다양한 유도무기의 함정탑재 및 운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홍상어는 내년부터 점차적으로 실전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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