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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 4시를 돌려줄게

분주함에서 벗어나 여유로워지길...


김 군. 강의가 끝나자마자 가방을 챙겨 부리나케 달려나가는 자네 뒷모습을 보며 이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네. 원래 이 지면은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지만 쉽게 지나치게 되는 학교의 이모저모를 엿보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네. 대개 유형의 사물이 대상이 되어 왔지. 하지만 오늘은 성격을 달리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한다네.

가만히 살펴보면 자네처럼 강의 시간에만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학생들이 한두 명이 아니더군. 옛날과 같은 캠퍼스의 낭만은 이제 사라진 것 같아. 다들 너무 바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야. 전공학과의 개념을 희미하게 만드는 제도 변화의 산물이기도 하고.

그런데 자네, 학생들이 급한 물살처럼 빠져나간 빈 강의실을 떠올려본 적 있는가. 자네들이 벗어두고 간 갈급한 마음들이 무늬를 이루어 적요함을 이겨내는 모습을 말이야. 그게 금요일 오후 4시의 풍경이라네. 주일 단위로 돌아가는 대학사회에서 금요일 오후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지. 오후 4시는 만상이 분주함에서 벗어나 제자리로 돌아가는 일몰의 길목.

자네들이 바쁘게 빠져나간 교정에는 온갖 소음에서 풀려난 낮 소쩍새의 울음과 푸른 풀벌레소리, 담쟁이덩굴을 흔드는 바람소리가 주인이 되어 빈 자리를 채운다네. 취업 준비를 위한 고시원에만 인기척을 느낄 수 있을 뿐 드넓은 교정에는 사람의 흔적을 찾기 아주 힘들지.

그 호젓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자네는 아는가. 사람은 혼자 있는 시간을 자주 마련해야 한다네.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으로 두레박을 드리울 수 있기 때문이지. 그때 우리는 비로소 세계의 깊이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네. 제발 한가한 소리라고 여기지 말게. 아무리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하다지만 자신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때로 가늠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쓸모없음의 쓸모 있음이라는 가치도 있지 않은가.

금요일 오후 4시의 적요함은 이런저런 생각거리를 던져줄 것이네. 금요일 오후 4시를 돌려줄게. 종합선물세트로 포장해서 인적 드문 노천강당과 궁산 솔숲에 숨겨 놓았으니 찾아가시게. 그건 원래 자네들의 것이었으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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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