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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골이야기] 느티나무의 아름다움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동화가 있다. 서양동화라고 기억되는데 이 나무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아니 이 동화에서 나무의 이름은 아무래도 상관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동화를 생각할 때면 느티나무가 떠오른다. 동화의 내용에 따르자면 과실수라야 맞겠지만 느티나무가 떠오르는 것은 아마 내가 느티나무를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이름부터가 마음에 든다. 우리말 ‘느티’라는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리고 농촌 동네 어귀에는 항상 아름드리 이 나무가 넓은 그늘을 드리우며 동네를 지키는 수호수인 당나무로 자리 잡고 있지 않는가? 또 자연스러운 나무결 무늬가 돋보이는 우리 전통가구의 재료가 아닌가?

그러나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나무 자체의 아름다움이다. 느티나무에 대한 첫인상은 고등학교 땐가 국어시간에 선생님이 낭독을 잘 하던 한 친구에게 ‘젊은 느티나무’라는 단편소설을 읽혀 들려주었던 때 심어졌던 것 같다. 복잡한 관계설정 속에서도 반듯하고 깨끗한 남녀주인공과 연결된 느티나무의 건강한 이미지는 뒤에 실물을 보게 되었을 때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학교에 오고 가는 길에 심어진 이 느티나무, 그리고 우리 학교 동문 앞 길가에도, 교정 안에도 쉽게 눈에 띄는 이 나무는 선명한 원색의 빛깔은 아니지만 파스텔의 은은한 색감으로 가을을 장식한다. 신기한 것은 똑같아 보이는 나무인데 어떤 것은 노란 잎으로, 또 다른 것은 붉은 잎으로 물든다는 것이다. 은행나무가 한결같이 샛노란 빛깔인데 비해 이 예측할 수 없는 다양성이 마음에 든다.

나뭇잎을 다 떨구고 난 뒤에도 느티나무는 점점 더 검게 빛나기 시작하는 둥치와 잔 가지들만으로도 기막힌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 계절에 저녁 어스름이 퍼지기 시작할 때 검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느티나무 가지의 섬세한 선은 빛깔이 사라진 겨울캠퍼스를 또한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다. 교정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느티나무, 그래서 더 고마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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