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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호흡할 수 있는 노천강당

사라져 가는 젊음의 모습들


산수유, 개나리 꽃눈이 트는 교정에는 지금 봄빛이 한창이다.
목련, 참꽃이 연달아 피고지면 본관 앞 능수벚나무도 어사화 닮은 꽃가지를 치렁치렁하게 늘어뜨릴 것이다. 봄꽃은 땅에만 피는 것이 아니어서, 그 즈음 학교 뒤편 궁산에서는 새소리가 유난히 요란스러울 터이다.
쫓고 쫓기며 빈 하늘을 쑤셔대는 새들의 몸짓은 모두 짝짓기를 위한 동작들. 그러므로 봄날 하늘에 울려퍼지는 새들의 노래는 공중에서 피는 꽃이 아닌가.
이 새봄의 자잘한 관찰의 기쁨을 누구의 방해도 없이 학교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그것은 노천강당이 아닐까 싶다.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고즈넉한 공간. 푸짐한 햇살과 결 고운 바람을 한없이 누릴 수 있는 곳이 노천강당이다. 학점 걱정, 취업 걱정, 등록금 걱정을 덜어놓고 잠시 자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장소도 그곳이다. 방과 후 저물 무렵이거나 보름달이 떠오르는 한밤중 노천강당에 가서 가만히 앉아보라. 우주 한가운데에 놓여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노천강당은 우리 학교의 상징적 장소였다. 대명동 캠퍼스에서 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노천강당을 잊지 못한다. 캠퍼스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갈 곳이 마땅찮았던 학생들이 편하게 모일 수 있는 곳이 노천강당이었다.
그곳에서 젊은 청춘들은 열띤 토론과 감미로운 낭만을 호흡하였다. 말 그대로 열린 광장이었던 셈이다.
풋풋하고 싱싱했던 젊음의 상징, 그 옛 노천강당은 희미한 기억 속에 지워져가고, 성서 캠퍼스의 노천강당에도 이제는 젊음이 찾아들지 않는다. 낭만이 사라진 장소, 노천강당에서는 매일 밤 얼차려 훈련이라도 하는지 고요를 찢는 고함소리만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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