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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 규제로 자원순환이 되나요?

일회용품 규제만이 아닌 재활용 위한 다양한 방안 병행돼야

최근 우리 사회에 미세먼지나 폭염 같은 여러 환경문제가 자주 대두되며 폐기물 문제 또한 중요한 이슈로 오르내리고 있다. 사실 국가적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폐기물(자원순환) 정책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선진적이라는 평가가 다수였다. 심지어 정부에서는 폐기물이라는 단어 대신 자원순환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사용하면서까지 폐기물의 자원화를 지향하였다. 이러한 정책의 기저에는 우리나라의 부존자원을 대부분 수입하고 국토가 좁아 매립 후보지가 부족하다는 위기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널리 활용되었던 소각처리도 미세먼지나 유해물질(다이옥신) 및 온실가스 발생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정책적으로 자원순환을 더욱 강하게 지향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뉴스를 보면 폐기물 대란이나 쓰레기산 혹은 폐기물 불법매립 등 많은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비닐 사용이  워낙 많기 때문에 생긴 문제이다. 또한 최근까지 우리나라는 중국 등 다른 개도국에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플라스틱 등) 상당량을 수출하였는데 중국이 자국의 환경문제를 이유로 폐기물 수입을 거부하여 수출하지 못한 폐기물이 국내에 그냥 적치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폐기물 중 일회용품 플라스틱이나 비닐 등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플라스틱이 수계나 해양에 유입될 경우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및 생태계 교란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의 규제를 신설하고 강화해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종종 폐기물은 발생량 자체를 사전에 감량하는 것이 가장 용이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며, 이에 폐기물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일회용품의 규제는 향후 강화되어야 한다. 강화방안으로는 규제대상 품목의 확대 또는 보증금제도 도입을 통한 회수 등이 포함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관련 규제를 신설하였고, 선진국에서도 이미 이러한 추세로 가고 있다. 유럽연합이 2030년까지 모든 일회용 포장지 및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하기로 한 것이 좋은 예이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를 바로 강화해 적용하기에는 우리나라 여건상 몇 가지 제약이 따른다. 첫째, 우리나라는 여타 선진국에 비해 서비스업 자영업자가 많은 편이며, 이 중 적지 않은 업체가 일회용품 사용의 규제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커피전문점을 예로 든다면, 고객 기호가 고급화되고 매장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양질의 커피 조제에 많은 일손이 가는 반면,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을 자주 사용할 경우 설거지 등 유지 및 관리에 추가적인 노동력이 소요된다. 또한 고객의 입장에서도 편의성 측면에서 아무래도 가벼운 일회용 컵이 당연히 선호될 것이다. 커피전문점만을 예로 들었지만, 음식점, 편의점 등에서 유사한 예가 많을 것이며 일회용품 사용 규제로 인한 자영업자들이 감수할 매출감소 등을 완전히 무시하고 규제만 강화하기는 힘든 여건이다. 


둘째, 우리나라는 제조업에서의 고용효과가 크며 제조업 중 플라스틱 등을 생산하는 화학 관련 업체가 꽤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해당 품목의 포장재 제조·유통·판매 업체의 입장에서 본다면 당연히 매출 및 수익의 저감으로 인식할 것이다. 특히 해당 업체로부터 배당이나 급료를 받는 주주나 경영자,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 게다가 관련 업체가 위치한 지자체나 정부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폐기물을 비롯한 여러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업종 및 상품이 다양하게 있음에도 환경적 효과 측면에서 특정 제품(일회용 플라스틱, 비닐)만 집중규제를 한다면 정책적 형평성의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단기간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단계적으로 규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이는 업체 스스로의 자구노력 및 정부 정책적 유인책과 병행돼야 한다. 즉, 규제와 더불어 다양한 측면에서 일회용품 폐기물 발생 감량화를 유도해야 한다. 소비자로 하여금 천 쇼핑백을 들고 다니면서 장을 보도록 홍보하는 것이나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을 들어 플라스틱 사용을 억제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제품 개발단계에서부터 불필요한 포장재 사용량을 줄이거나 재활용을 용이하도록 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예로 들자면, 큰 용기에 액상 세제를 넣는 것보다는 농축된 고형세제 성분만을 소형 용기에 넣어서 판매한다면 소비자가 고형세제에 직접 물을 채워 보다 용기에 쓰이는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 일회용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을 개발하여 이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유사한 제품이 이미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경기장 내 식당에서 식용 가능한 식기를 선보이는 등 예상외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렇듯 즉각 처분이 가능하거나 분해가 빠른 제품을 일회용 플라스틱 대신 사용한다면 폐기물 감량화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또한 재활용 측면에서 페트병을 예로 들자면, 라벨이나 이물질이 페트병에서 깨끗이 분리되지 않으면 재활용이 힘든데, 이 경우 생산단계에서부터 라벨을 페트병에서 깨끗이 분리될 수 있도록 제조하면 폐기 후 재활용을 활성화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페트병은 색깔도 가지각색인데다 이물질도 많고 라벨 등이 잘 분리되지 않아 재활용 가치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이러한 문제점은 관련 업체가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폐기물 중 재활용 성분을 여타 다양한 이물질에서 선별하는 것은 분리수거 단계에서는 사실상 쉽지 않고 폐기물 수집 이후 자동화된 선별시설 연구개발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존의 소각기술 이외에 무산소 조건의 저온 열분해(Pyrolysis) 같은 기술을 통해 폐플라스틱이나 폐비닐을 저오염 분해하고 부수적으로 석유와 유사한 에너지자원도 회수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도 해당 폐기물 내 열분해 원료인 폐플라스틱/비닐을 이물질에서 선별하는 전처리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재활용품 선별기술과 열분해 등 재활용기술의 고급화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일회용 제품 규제 일변도 보다는 폐기물 감량화, 선별 및 재활용 기술개발 등 다양한 방안과 병행하여 효과적으로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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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