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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항겪는 노동개혁, 무엇이 문제인가?

파견근로확대는 결국 비정규직 비중 확대로 이어져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가 작년 9월 15일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 합의에 참여한 한국노총이 1월 19일 합의 파기를 선언하면서 9.15 사회적 합의가 불과 넉 달 만에 파탄이 났다. 이로서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은 좌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노총이 파기를 선언한 이유는 정부가 추진한 노동개혁 5대 법안 중에 사회적 합의를 위배한 내용이 있다는 것이다. 노동개혁 5대 법안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근로자법, 파견근로자법 개정안인데, 뒤의 두 법을 정부가 합의안과 달리 일방적으로 개정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합의문에 의하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보호, 장시간 근로의 개선, 노동시장의 불확실성 제거,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제고가 노사정 합의의 목적이다. 이런 목적을 위해 우선 정리해고나 징계해고와 다른 일반해고를 가능하게 하고 취업규칙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데에 노사정이 합의했다.

일반해고와 취업규칙변경 요건 완화는 노사 간의 핵심 쟁점이었다. 저성과자 해고를 가능하게 하는 일반해고의 경우, 우선 문제는 노사가 합의하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성과지표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목소리를 내는 노동자 특히 노조간부에게 불리한 성과지표가 설정될 수 있고 창의성 있는 괴짜가 저성과자로 잘못 평가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노사관계가 불안해져서 오히려 기업 성과가 떨어질 수 있다. 취업규칙변경 요건 완화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근로자의 동의를 받도록 한 법규를 완화하여 사회적 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면 동의가 없더라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사규를 바꿀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취업규칙 개정 요건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한다면 이 또한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할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공정인사지침’, ‘취업규칙지침’을 발표했지만 그러한 지침이 기업현장에서 실효를 거둘지 의문이다. 뿐만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저성과에 대한 해고 위협이 과연 기업 성과를 높일 수 있는 합리적 수단인가 하는 것이다. 저부가가치 제품의 대량생산체제에서는 이러한 해고 위협이 성과를 높일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자율성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고품질 제품 생산에서는 해고 위협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양적 성과를 높이려는 노동자간 경쟁이 질적 성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기업에 눈앞에 보이는 성과에 매몰되는 단기주의가 횡행하면 기업의 장기 동태적 효율을 해칠 수 있다.

기간제 사용과 파견근로의 확대는 또 다른 쟁점사항이었다. 현행 파견법은 비정규직의 증가를 막기 위해 파견사업이 가능한 범위를 32개 업종, 192개 직종으로 제한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이번에 추진하는 파견법개정안은 파견금지 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에 55세 이상 근로자들의 파견을 허용하고 있다. 파견업종 제한을 대폭 완화하고 파견가능 업종의 범위를 뿌리산업(금형, 주조, 용접 등 6개 업종)까지 넓히고 있다.

이와 같은 파견근로의 확대는 사용자측이 노동력 사용을 유연하게 하고 비정규직 형태나마 고용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지만 정규직 고용 대신 비정규직 고용을 늘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파견법이 개정되면 그동안 대기업들이 해온 불법파견을 합법화하는 길을 열 것이다. 파견근로의 확대는 결국 비정규직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기간제의 사용기간을 연장하고 갱신횟수를 늘이는 기간제법 개정안도 마찬가지 효과를 초래할 것이다.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합리적일 수 있지만 그것이 과연 청년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실업급여 지급기간을 90~240일에서 120~270일로 늘이고 실업급여액을 실직 전 임금의 50%에서 60%로 인상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은 노동시장의 안전성을 높이게 될 것이다. 전 산업 노동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을 현재 2100시간대에서 2020년까지 1800시간대로 단축할 것을 목표로 주당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근로기준법 개정 추진은 바람직하다. 이는 오랜 과로체제를 넘어 지식기반경제가 요구하는 노동자의 자기개발을 가능하게 하고 ‘일-가정 양립(work-family balance)’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의 최대 문제는 대-중소기업간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초래하고 있는 재벌지배체제를 개혁하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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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