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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시위에 대한 두 가지 시선

과잉진압과 폭력시위, 그 사이에서의 논의

지난 11월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민중총궐기대회’가 일어났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전국 53개 단체가 참여한 민중총궐기대회를 이른바 ‘광화문 시위’라고 칭한다. 민중총궐기대회에 참가한 인원은 10만명으로, 지난 2008년에 열렸던 촛불 집회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참가했다. 집회는 ‘각자 싸우지 말고 함께 싸우자’는 취지에서 올해 초부터 노동·농민·빈민 단체를 중심으로 기획되었고, 집회에 참가한 사람의 80~90%는 이들 단체 소속이다. 현 정부에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한 각 대중단체 회원들이 총력으로 궐기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민중총궐기대회가 일어난 것이다. 광화문 시위는 시위대의 시위가 폭력적인 행태였다는 입장과, 경찰이 지나치게 과잉 진압했다는 입장으로 나뉘는 등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의 상황에 대해 살펴보고, 각 입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경찰이 무리한 진압을 했다는 입장을 살펴보겠다. 경찰 측에서 경찰차량을 동원해 만든 차벽으로 시위대의 경로를 저지했다. 또한 시위대에게 물대포를 쏘거나 최루액을 뿌리는 등으로 대응했다. 헌법을 살펴보면 ‘모든 국민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지며(제21조 1항) 국가안전 보장, 사회질서 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로 제한할 수 있다(37조 2항)’고 규정되어 있어, 법률에 근거하여 경찰은 시위대를 진압할 수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과거에 서울광장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한 경찰 차벽에 대해 “경찰의 차벽 설치는 전면적이고 극단적 조치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했다”는 위헌결정을 내렸다.

또한 경찰 측이 진압 도중에 살수차, 최루액 등과 관련된 규정을 위반해 상해를 입은 시위 참가자의 소식이 잇따라 보도됐다. 이에 대해 지난 20일에 열린 ‘11.14민중총궐기대회 인권침해감시단 기자간담회’에서 전진한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보건의료연합) 정책부장은 “물대포에 직접 맞으면 시신경이 끊어지거나 심하면 실명까지 될 수 있다. 경찰은 물대포 사용에 대해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상겸(동국대・법학) 교수는 “진압 도중 살수차나 최루탄 사용 규정을 어기고 일부 시위 참가자에 사용하여 상해를 입힌 점 등 잘못한 점이 있을 수 있다. 경찰의 진압 중에 일어난 잘못에 의한 것이면 피해자 측은 국가배상을 받을 수 있고, 반대로 시위대의 잘못이 먼저라면 국가배상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시위대가 시위를 불법적이고 폭력적으로 행했다는 입장을 살펴보자. 시위대는 대치상황이 길어지면서 경찰 차량을 부수거나 차량 안에서 용변을 보기도 해 몇몇 매체에서 이를 보도하기도 하였다. 또한 시위대가 미리 준비한 쇠파이프, 밧줄, 시너 등이 폭력시위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지난 18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서울 도심에서 이루어진 명백한 폭력은 공권력에 대한 테러”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김상겸 교수는 “이번 시위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을 어겼다. 집시법에는 시위가 금지된 장소가 명시돼 있는데 대통령관저도 그 중 하나이다. 시위대가 원래 신청한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장소를 옮겨 시위를 계속하려는 것은 이를 어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해외에서는 시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까? 미국은 평화시위를 최대한 보호하지만,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폭도로 간주해 강력 대처하고, 시위대가 쇠파이프 등을 사용할 경우에는 ‘살해 의사가 있는 공격’으로 간주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와 독일은 복면이나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시위대를 불법 행위로 간주해 형사 처벌하고 있으며, 특히 독일은 폭력 시위의 강도에 따라 살인미수 혐의까지 적용하기도 한다. 일본도 1970년대부터는 폭력을 사용한 시위가 거의 사라졌고, 지금은 플래카드나 확성기 등을 이용해 의사를 표현하는 시위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현재 서울지방경찰청은 광화문 시위에 대한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약 1천2백여명의 경찰 인원을 투입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광화문 시위를 주최한 단체 중 46개 단체장에게 출석을 통보했고, 이들이 세 차례 출석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은 불법시위 혐의가 있는 15명에 대해서도 같은 날 추가로 출석을 통보했다. 지난 18일을 기준으로 불법시위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은 1백12명에 달한다.

시위 방식과 경찰의 대응에 대한 검토와 개선이 시급하다. 김상겸 교수는 “평화로운 시위가 정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에는 올바른 집회 및 시위의 정착을 위해 경찰 측과 시위대 측의 논의가 이루어지는 위원회가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조치가 원활하게 시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시위가 일어나기 전에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고 이를 반영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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