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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 한 달, 경제적 영향은?

과거 ‘부패방지법’, ‘접대비 실명제’ 사례 통해 소비감소는 일시적 현상

김영란법은 제정 과정에서 논란이 매우 많았고, 심지어 일부 단체들이 위헌이라고 하면서 헌법소원을 청구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가 합법으로 판결함으로써 지난 9월 28일부터 이 법이 시행되고 있다. 이 법은 단연 관심의 초점으로 등장하고 동시에 여러 가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시행된 첫날 첫 위반 사례로 신고 된 사건이 한 대학생이 어떤 교수에게 캔커피를 준 사건이라고 보도된 바 있다. 또한 4학년 2학기 중에 취업된 학생들이 그 사정을 담당교수에게 알리고 학점을 요청하는 것 역시 부정청탁으로 간주되었다.(이 문제는 교육부의 조치로 지금은 해소되었다.)

김영란법의 정식 명칭은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이 법은 부패를 방지하려는 법이다. 부패란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이나 특정한 관계에 있는 사람을 위해 남용하는 것을 말한다. 전형적인 부패는 돈을 가진 사람이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뇌물을 주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결정해주기를 요구하는 행위이다.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은 끼리끼리 뇌물을 주고받고 부정한 청탁으로 특권과 이익을 누리며 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모든 과정에서 억울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가장 공정해야 할 재판에서도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될 수 있다.

부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불공정성을 야기한다는 점이다. 법과 규칙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집행되지 않고 권력이나 돈을 가진 자에게는 유리하게, 그리고 그것을 가지지 못한 자에게는 불리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근본 원칙인 ‘법 앞의 평등’과 기회균등에 위배되는 것이므로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부패는 또한 비효율을 야기한다. 어떤 자리에 필요한 사람을 선발할 경우에 가장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도 권력자의 아들이나 뇌물을 준 사람의 아들을 뽑는다면 능력이 떨어지는 자가 선택될 것이고 그의 성과는 낮을 것임이 분명하다. 이것은 입학, 취업, 승진, 계약, 과세 등 모든 과정에서 동일하게 나타난다. 그런 점에서 부패를 방지하면 경제의 효율성이 증가한다. 효율성이 증가하면 국민소득이 증가하는 효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부패 정도는 어느 정도일까? 우리는 주변에서 ‘빽’이 통하는 것을 목격한다. 심지어 중견 검찰수사관이 수조원 대의 사기를 친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사건에서 15억 이상의 뇌물을 받고 수사 정보를 넘겨준 부패 현상을 우리는 목격했다. 이런 유사한 사건들이 자주 보도된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부패 정도가 상당히 심각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국제투명성기구는 2015년에 한국은 168개국 가운데 37위라고 발표하였다. 부패 정도가 가장 낮은 국가는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순인데 모두 북유럽 복지국가들이다. 선진국일수록 부패가 적고, 개발도상국가인 우루과이(21위), 칠레(24위) 등도 우리나라보다 부패가 적다. 이 결과만으로 한국의 부패가 아주 심각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경제력에 비해서 우려스러운 정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김영란법은 꼭 필요한 법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김영란법이 소비위축을 초래하여 경제성장률을 더 낮출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 단체나 기관들이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직무관련성이 없는 경우에 합법으로 허용하는 음식접대(3만원), 선물(5만원), 경조사비(10만원)의 상한선이 너무 낮아서 소비를 억제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한우, 꽃, 고급음식, 골프 등에서 소비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손실액이 음식업에서 8조5000억원, 선물에서 약 2조원, 골프에서 약 1조원 등으로 합계 11조5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물론 일시적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가계나 기업이 어쩔 수 없이 접대 혹은 뇌물로 지출하던 금액이 감소하면 다른 형태의 소비로 지출될 수 있으므로 위에서 말하는 매출감소액은 과장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과거의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01년에 시행된 ‘부패방지법’이나 2004년에 시행된 ‘접대비 실명제’의 사례에서 소비감소는 일시적 현상이었고 얼마 후에는 소비가 회복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공직이나 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시간을 접대하고 접대 받는 데 소모하였는데 반해 이제는 ‘저녁이 있는 삶’을 살게 되었다고 반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즉 저녁시간을 가족들과 보내거나 취미 생활, 자기계발에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소비는 발생한다. 이것은 소비 패턴의 건전화라고 볼 수 있다. 보다 중요한 경제적 영향은 부패의 감소로 인한 효율성의 증대이다. 어떤 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패 수준이 OECD 평균만 되어도 경제성장률이 0.65%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효율성의 증가 효과는 상당히 크다.

김영란법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우리 사회를 보다 공정한 사회로 만드는 것이다. 경제적 효과도 중요하지만 부패가 초래하는 불공정성을 시정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목표이다. 영화 ‘내부자’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부와 권력을 가진 1%가 법과 규칙을 마음대로 바꾸고 왜곡한다면 우리 사회는 불평등이 더 심화되고 억울한 피해자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제 이 법을 지켜야 하는 관련자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엄정하게 집행해 나가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앞으로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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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