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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명 주소와 5자리 우편번호의 양면성

행정 처리의 편의성은 향상됐지만 국민은 혼란스러워

지난 8월 1일, 뉴스나 인터넷에서 우편번호가 새로 개편됐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도로명 주소가 본격적으로 법정주소로 시행된 지 약 1년 반만의 일이다. 새로운 우편번호 체계와 도로명 주소에 대해 알아보고, 이로 인한 기대효과 및 한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우편번호와 주소의 역사를 알아보자.

● 주소와 우편번호가 지나온 발자취
주소는 생활의 근거이자 중심지이다. 과거에는 지역을 구분해 세금을 효율적으로 거두고자 사용됐다. 1910년부터 1918년까지 시행된 토지조사사업은 일제 식민통치의 기초 작업으로, 이때 나눠진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주소 체계가 지번주소 체계로 변경됐다. 당시의 주소 체계가 계속 이어져오다, 지난 2014년에야 본격적으로 도로명 주소로 개편됐다.

우편번호는 우편물 및 배달지역을 편리하게 구분하기 위해 만든 지역번호이다. 우리나라에서 우편번호는 1970년 7월 1일에 전국의 배달국(우체국) 단위로 처음 제정됐다. 그러다 점차 우편물량이 늘어나게 되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988년(1차 개정)에 6자리 체계가 도입됐고, 우편구분작업을 자동화함에 따라 2000년에 2차 개정이 이뤄져 읍, 면, 리 번호까지 세분했다. 그리고 이번 8월에 5자리 우편번호로 개편됐다.

● 도로명 주소 및 새 우편주소의 전개 과정과 기대효과
새로 개편된 5자리 우편번호 및 도로명 주소의 전개과정과 5자리 숫자의 의미를 살펴보자.
지번주소는 현대에 이르러 각종 개발 사업으로 순차성이 훼손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해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도로명 주소로 전면 개편하였다. 도로명 주소란, 도로마다 이름을 붙이고 도로를 따라 주택·건물에 순차적으로 건물번호를 붙여 표기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존 우편번호가 지번주소를 근거로 했기에 도로명 주소와의 정합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도로명 주소를 토대로 한 우편번호의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본 정부는 지난해 우편번호 개편 정책을 발표했다. 새 우편번호는 도로명 주소를 제정할 당시 각 국가기초구역마다 부여했던 5자리 구역번호를 사용했다. 구역번호 앞의 3자리는 특별(광역)시·도와 시·군·구 단위, 뒤의 2자리는 해당 시·군·구를 세분화한 대로 중심의 일련번호로 구성됐다.

정부는 우편번호 개편이 통계·학군 등의 행정 업무가 편리해지고 공공 데이터베이스 축적 및 활용이 용이해지는 등의 도움이 될 것이라 발표했다. 최현준(우정사업본부·새주소우편팀) 주무관은 “대로 중심의 일련번호를 사용하면 우편배달 경로가 최적화돼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가 가능해지고, 집배원의 안전사고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의 지번주소가 일제의 토지조사사업의 결과물이어서 도로명 주소 개편이 일제 잔재를 청산했다는 의의도 있다.

● 새 우편번호 및 도로명 주소의 문제점과 대안
한편, 새 우편번호 및 도로명 주소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그 중 첫 번째는 국민의 필요성과 편리함보다 정부 행정 처리의 효율성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최충익(강원대·행정학) 교수는 “정책은 국민과 주고받는 서비스가 되어야 하는데 정부만 행정적 편의를 느끼고 있다.”라고 전했다. 요즘은 우편번호와 주소가 우편자동화시스템으로 처리되고, 전체 우편물의 97.6%가 각종 금융 고지서 등이다. 그렇기에 행정 처리가 간편해진 정부가 현 정책의 실질적 수혜자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개편이 공공 데이터베이스 축적 및 활용이 용이해지는 등 향후 정책 입안에도 많은 보탬이 돼 국민들 또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로 정책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2015년 6월 우정사업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우편번호가 5자리로 바뀐 것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52.4%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고, 2015년에 발행된 행정자치통계연보에서 작년 도로명 주소의 활용도는 70% 정도였다. 활용도는 다소 높은 편이나, 아직 국민의 절반은 모르는 실정이다. 이에 류일광(우정사업본부·새주소우편팀) 사무관은 “급격한 개편으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세대별 안내문 발송 및 주소와 우편번호가 기입된 건물번호판 부착 사업을 추진하는 등 대국민 홍보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로 우리학교 주변에 많이 있는 원룸 등 공동주택의 도로명 주소에 상세주소가 없는 경우가 많아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토지소유자 혹은 임차인(세입자)이 해당 구청 토지정보과 도로명주소담당계에 상세주소를 신청하면 도로명 주소에 동·층·호수를 부여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아직은 상세주소에 대한 실적이 2%도 채 되지 않는다. 대구광역시 토지정보과 관계자는 “대구시에서 오는 9월 10일에 발송될 약 96만건의 재산세 고지서에 상세주소 변경 홍보문구를 넣음으로써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개편된 주소와 우편번호에 대해 알아보았다. 주소와 우편번호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시경(행정학) 교수는 “정부의 정책은 장기적이고, 이에 국민이 모두 만족할 수는 없다. 국민의 편의를 위해 정부가 꾸준히 노력해야 하고, 도로명 주소만으로도 주소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성공적인 정책 시행을 위한 국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는 노력에 대해 류일광 사무관은 “2008년부터 정부는 공청회를 열어 반대 측의 의견을 수렴한 합리적인 정책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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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