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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천만 난민 시대, 이제는 세계적 문제로 대두

한국 난민인정률 4%, 난민정책 재정비 필요

‘행복하자 우리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그래 그래’ 최근 유행하는 ‘양화대교’ 가사다. 행복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가족과 함께 살면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삶.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꿈이 되어가고 있지만…….

이러한 삶은 내가 태어나고 시민권을 부여한 국가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으며 실현해 나간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을 보호할 능력이 없거나 오히려 국가가 나서서 국민을 박해하는 나라들이 있다. 일명 ‘실패한 국가’다. 국가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지 못할 때 인간은 자기의 생명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에 가서 보호를 요청하게 되는데 이런 사람들이 난민이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과 정치적 혼란으로 난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시리아, 이라크 등에서 대량 난민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 올해 1,6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 45,000명이나 되는 규모다. 난민이지만 아직 다른 나라로 탈출하지 못한 국내실향민까지 합하면 6,000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류 역사가 기록된 이후 최악의 난민사태다.

난민이 탈출하면 주변국가로 가게 된다. 시리아 난민의 경우 터키(190만), 레바논(120만), 요르단(65만)에서 수용하고 있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최근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난민사태에 직접 영향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국에도 난민이 있다. 한국은 1992년에 난민협약에 가입하고 1994년부터 난민신청을 받기 시작하였다. 2015년 8월 말 기준으로 난민신청자는 12,752명이며 난민 인정자는 522명뿐이다. 전 세계적으로 난민인정률이 38%인데 비하여 한국은 4%에 불과한 통계는 한국 정부의 인권수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경우 한번 난민 인정의 문이 열리면 대규모 난민이 유입될 것에 대한 부담 때문에 난민 보호에 인색하다. 한국 정부의 난민에 대한 냉대는 두 가지 차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첫째 심사기간이 3-4년이나 걸리는 난민신청자에게 적절한 생존수단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난민 신청 후 6개월 동안은 정부가 생계비를 제공하기로 했지만 예산이 부족하다. 작년의 경우 2,896명이 난민 신청을 했지만 예산은 약 3억 4천만 원 뿐이어서 382,200원씩 150명에게 6개월 지급하는 게 전부였다. 신청자의 95% 이상은 생계비 지원 없이 일도 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생계의 어려움을 견뎌야 했다. 난민인권센터가 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리검사에 의하면 본국에서 당한 박해의 고통보다 한국에서 경험하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과 생계의 불안정이 훨씬 큰 고통이었다는 결과가 나왔을 정도로 그 상황은 심각하다.

둘째는 지나치게 엄격한 난민 심사와 부정적인 선입견으로 인한 낮은 인정률이다. 난민은 급박하게 본국을 탈출하기 때문에 자신이 난민임을 입증할 증거자료를 준비해 오기가 어렵다. 또한 난민을 심사하는 출입국관리 공무원들이 외국인을 단속하고 추방하는 업무를 하던 사람들이라 외국인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인권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난민 업무를 관리와 통제의 차원에서 바라보니 인정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일부 국민사이에 난민은 돈을 벌기위한 목적의 불법체류자나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냐는 선입견으로 인해 난민 수용에 부정적인 여론이 있는 게 현실이다.

난민은 자신의 생명과 자유를 지키고자 위험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은 사람들이다. 누구보다도 평화와 법질서 준수에 민감한 분들이다. 특히 한국정부에 난민신청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기 때문에 불법을 행할 가능성은 누구보다 적다. 박해를 피해 잠시 한국에 보호를 요청한 사람들이다. 우리도 이제 목숨을 걸고 국경선을 넘은 난민들에게 조금 더 열린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 방법은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좀 더 적극적인 난민인정이다. 그들에게 인간적으로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생계 보장이다. 심각한 고문과 박해를 경험한 난민들이 심리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난민에 대한 편견을 내려놓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도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정치적 이유로 난민 발생국이었고, 최근에는 사회적 소수자의 문제로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6.25 이후 어려웠던 시절 국제사회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한국이 있을 수 있었음을 기억하자. 불과 한두 달 전만해도 남북이 전쟁 직전까지 갔음도 기억하자. 난민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 내 나라가 나를 지켜주지 못할 때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환경과 인권엔 국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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