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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차이나의 반격

짝퉁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중국

몇 년 전, 미국의 한 초등학생이 ‘Original’의 반대말로 ‘Made in China’을 적어 넣은 답안지가 SNS를 중심으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중국 상품에 대한 이러한 이미지는 한국에서도 넓게 퍼져있어 브랜드 제품을 허술하게 모방한 저가, 저품질의 중국제 상품이 ‘짝퉁’이라는 말로 비하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유명 브랜드 모조품을 ‘산자이(山寨)’라고 부른다. 그러나 ‘산자이’가 ‘짝퉁’처럼 무조건 비하의 의미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산자이는 한자로 山寨라고 쓰며 전통시대 산적의 근거지를 일컫는 말이다. 산적은 정부의 눈을 피해 약탈과 폭력을 일삼지만 그중에는 양산박에 거주하는 108명의 호걸처럼 탐관오리나 부자의 재물을 강탈하여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는 의적도 있다. 중국인이 브랜드 모조품을 산자이라고 부르는 데는 각종 브랜드의 생산을 담당하는 중국 노동자가 저임금으로 인해 정작 자신의 수입으로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비판적인 정서도 깔려있다. 브랜드 모조품을 1/3 혹은 그 이하의 가격으로 중국 노동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일부에서는 정당한 권리처럼 주장되기도 한다. 우리가 중국제 모조품을 ‘짝퉁’이라고 부르는 것과 중국인이 ‘산자이’라고 부르는 것 사이에는 커다란 입장의 차이가 존재한다.

중국제 상품 중 이러한 모조품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국제 모조품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조품은 브랜드 제품을 모방하거나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하며 지식과 기술이 집약된 성과물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글로벌 자본에 대항하여 대중에게 저가의 브랜드 모조품을 제공하는 ‘산자이’ 단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혁신에 도달한 중국 기업들이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애플 짝퉁’이라고 일컬어지던 ‘샤오미(小米)’의 성공은 그 신호탄이 되었다.

샤오미는 제품의 디자인이나 홍보방식이 애플 사를 흉내 내고 있으며 저가의 스마트폰을 출시하여 대중성을 높인다는 전형적인 산자이 기업이었다. 처음 샤오미의 약진이 평가절하 되었던 이유도 결국 브랜드 제품을 흉내 내는데 불과하며 새로운 기술혁신이나 패러다임을 창출해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었다. 그러나 샤오미라는 산자이 기업이 성공을 거듭하며 절대적인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는 애플과 삼성의 시장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추격해가자 이 수상한 기업의 경쟁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샤오미의 경쟁력은 단순히 낮은 시장가격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샤오미의 대중성은 소비자의 수요를 극대화 한 소프트웨어 운영체계에 있었다. 샤오미는 기존의 무겁고 느린 운영체계를 대체하여 편리하고 심플한 MIUI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운영체계를 개선시킨 샤오미의 전략은 기존 글로벌 기업의 일방향적인 공급체계를 양방향적인 상호체계로 전환한 것이었으며 생산에 참여하는 소비자라는 ‘프로슈머(prosumer)’의 소비방식에 보다 적합한 아이디어였다. 소비자의 편의성과 기호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샤오미의 전략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층을 빠르게 형성시켜 나갔고 낮은 가격은 파급력을 증강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었다. 샤오미가 기존 글로벌 기업이 만족시켜주지 못한 니즈를 찾아 이를 적극적으로 공략함으로써 편이성을 증진시킨 것은 백성들의 어려움과 불편을 해소시켜주던 의적의 역할과도 교차하는 면이 있으니 샤오미를 산자이 기업이라고 부르는 것도 일견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다만, 그 성공요인이 단순한 모방(약탈)이 아닌 혁신과도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사실은 그렇다고 저가의, 저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대국 중국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은 2015년 기준 총 9억 명에 달하는 노동인구가 존재하며 제조업은 중국 경제성장을 지탱하는 골격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그 크기나 규모만큼이나 상품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중국에는 노동집약적인 로우테크 산업과 기술집약적인 최첨단 하이테크 산업이 동시에 존재하고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광범위하고 다양한 소비시장이 존재한다. 즉, 중국의 산업수준이나 중국산 제품은 몇 가지 형용사나 고유명사로 단정적으로 형용될 만큼 동질적이거나 획일적이지 않다. 다만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중국에서 점차적으로 인구보너스 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의 고부가치 첨단산업으로의 산업구조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이미 첨단기술제품 수출에 있어 아시아 9개국 중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첨단기술제품의 고급부품이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수출량에 비해 수출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단점이 지적되기는 하나 중국산 제품들은 자국 브랜드로 해외시장에 진출함으로써 기존의 ‘짝퉁’ 이미지에서 서서히 탈피해나고 있다. 중국기업이 ‘짝퉁’에서 ‘산자이’로, 그리고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주체로 변화할 것인지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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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