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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20주년 특집 - 신일희 총장을 만나다

인간의 본질 일깨우는 교육으로 새로운 120년 열어갈 것

 

2019년 5월 20일, 오늘(당호 발행일) 우리학교가 마침내 120돌을 맞았다.


1899년 미국 의료선교사 장인차(1869-1951) 박사가 대구 최초의 근대 의료기관 ‘대구 제중원’을 창립하였고, 1954년 계명대학교의 전신 ‘계명기독학관’이 설립되었다. 이후 1980년, 제중원을 이은 ‘대구동산기독병원’과 계명대학교가 합병하면서 지금의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동산병원이 탄생했다. 계명대학교와 동산기독병원은 1980년 합병 이전까지 독립적으로 운영되어 왔으나, 기독교 정신 및 개척 정신을 기반으로 교육과 의료를 통한 지역사랑, 사회봉사, 인재양성 등의 일관된 공동의 목표를 지향해 왔다. 이에 지난 2014년, 학교법인 이사회가 연혁을 정리하여 제중원의 개원 연도인 1899년을 우리대학의 설립연도로 확정하고 선포했다. 이에 본사는 창립 120주년을 맞아 신일희 총장을 만나 120주년을 맞은 소감, 우리대학의 향후 교육 방향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 120년의 성장 동력, ‘개척정신’


120년 전 작은 약국으로 시작한 계명대학교는 현재 성서에 3차 상급종합병원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동산동에 2차 종합병원 ‘대구 동산병원’을 운영하고, 성서, 대명, 동산, 칠곡, 달성 5개 캠퍼스를 두는 등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신일희 총장은 창립 120주년을 맞아 지금까지의 성장을 가능케 한 선각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맨 처음 작은 약방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계명대학교가 있기까지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성장의 근본적인 원동력이 되어준 것은 120년 전 선교사 분들의 개척정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분들이 이곳에서 치유사역을 시작할 무렵의 우리나라는 구한말의 어둡고, 병들고, 폐쇄적인 시대를 견뎌내는 중이었습니다.”라고 설명하고 자신들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제3세계에 사는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여 먼 타국 땅에 와 헌신하고 봉사한 당시 선교사들의 개척정신 덕분에 지금의 계명대학교가 존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제중원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기독교적 박애 정신과 의료 활동을 통해 사람들의 건강을 돌보며, 당시의 매우 열악했던 국가 의료 시스템을 대신하여 많은 이들의 생명을 구하였다. 이 같은 노력은 세계를 향해 빛을 열어 나가는 우리학교의 교육 이념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 학문의 탁월성 추구와 윤리성 앙양


‘학문의 탁월성 추구와 윤리성 앙양.’ 이는 우리학교가 1978년 종합대학교로 출범하면서 제정한 계명의 목표이다. 교수의 연구 활동에 더 무게를 둔 학문의 탁월성 추구와 제자들의 성장에 더 큰 비중을 둔 학문의 윤리성 앙양은 이후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 학문의 탁월성 추구는 학문의 융합, 산학협력으로, 학문의 윤리성 앙양은 더욱 보편타당한 인성함양과 국제적 지성인 양성으로 변모되어가고 있다.


신일희 총장은 “학문의 융합성과 산학성 제고를 위해 우리 교수님들께서 많이 애써주고 계신 줄 알지만, 더욱 적극적으로 임해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평생을 연구해온 분야 이외의 것을 또다시 배워야한다는 부담감이 크시겠지만 끊임없이 계발하고 개척하는 것이 교수의 사명이고, 그리 되어야 이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교육이 가능해질 것입니다.”고 말했다.


한편 윤리성에 대해서는 요즘의 윤리, 인권의 개념이 점점 세분화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보다 본질적인 인간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교사가 학생을 꾸중하는 것을 두고 인권침해라 일컫는 식으로 진행되는 작금의 윤리에 대한 논의는 시대를 넘는 보편적인 인간 윤리에 대한 고민보다는 소모적인 논쟁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창립 120주년을 맞이한 지금, 종전의 두 가지 교육목적에 더해 ‘인간의 본질성’을 찾아나가는, 보편적인 인간성 및 윤리성을 들여다보는 것을 또 하나의 계명의 목표로 추가하고자 합니다.”고 말했다.

 

 

● 인간의 본질성을 일깨우는 교육


그렇다면 신일희 총장이 생각하는 인간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 “현대 산업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성은 대략 목적지향적, 생산지향적 인간으로 귀결되는데, 이는 종종 사람을 도구화하고 인간성을 훼손시킵니다. 물론 대학도 그에 부응하기는 하나, 대학이라면 산학적 능력, 경제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만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가르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다니며 가정을 꾸리고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사람의 1차적인 목표가 될 수는 있겠으나, 여기에서 그친다면 동물과 하등 다를 바가 없겠지요. 인간이라면 그 이상의 무언가를 추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에 더해 궁극적으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유, 인간의 본질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제3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자들의 아픔이 나와 전혀 무관하지 않음을 알고, 그들과 내가 인류 공동체적 관계에 있으며, 대가족의 일원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인간’입니다. 이는 다른 동물들이 할 수 없는 것으로, 초창기 선교사들이 가졌던 섬김, 나눔, 헌신, 봉사정신도 바로 그러한 인간의 본질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는 앞으로의 120년을 준비하는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이기도 합니다.”라며 인간의 본질성을 일깨우는 것이 앞으로 중요한 교육방향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 학교 구성원들에게 전하고픈 말씀


120년 후의 계명대학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라는 물음에 신일희 총장은 “우리대학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교육기관’이 되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대신 ‘세계에서 하나뿐인 대학’, 우리만의 특성을 지닌 대학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며 우리대학이 표방하고 있는 교육이념, 곧 ‘자기 얼굴을 가질 때’라는 ‘타불라 라사(Tabula Rasa)’의 의미를 역설했다.


또한 “학령인구 감소, 등록금 동결 등의 어려운 시대 상황 속에 대학 재원이 여유롭지 못한 관계로 우리 직원 선생님들의 임금이 10년째 동결되어있습니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위치를 지키며 힘써주시는 교직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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