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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신문

[발자취] 추석특집 - 외국인 학생에게 듣는 '명절' 이야기

한국의 명절 ‘추석’, 그렇다면 외국의 명절은?

다가오는 추석을 맞아 우리학교 외국인 교환학생이 생각하는 ‘추석’과 자국의 명절에 대해 들어 보았다. 인터뷰에 응해준 멕시코의 신강한(광고홍보학·2), 베트남의 따티루엔(한국어교육·2), 중국의 이락(경영학·3), 콜롬비아의 오스카(컴퓨터공학·3) 씨의 진솔한 얘기를 통해 문화에 따른 독특한 명절을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

-엮은이말-

※국가명은 가나다순

 

 

 

 

Q. 곧 있으면 우리나라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입니다. 혹시 '추석'에 대해 알고 있나요?

 

●멕시코: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설날과 추석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한국에서 바쁘게 지내다 보니 문화를 경험해 보지는 못했습니다. 한국에서 지내고 있는 만큼 한복과 같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베트남: 저도 추석에 대해 들어보기는 했지만, 아직 제대로 된 경험이 없어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베트남도 추석에 비해 설날을 더 중요한 날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국: 아무래도 중국과 문화적으로 비슷해서 추석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추석과 설날을 비슷하게 생각하는 반면 중국은 중추절(음력 8월 15일)보다 춘절(음력 1월 1일)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한국의 추석과 약간 다르게 느껴집니다.

 

●콜롬비아: ‘추석’이라는 단어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한국의 추석이라는 명절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습니다. 혹시 경험할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고 싶습니다.

 

Q. 지금까지는 우리나라의 추석에 대해 말했다면, 이번에는 각자 고향의 명절을 얘기해 봅시다. 자국의 명절을 맞이할 때는 보통 무엇을 하시나요?

 

●멕시코: 멕시코는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죽은 자들의 날’이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한국은 조상을 기리지만, 멕시코는 죽은 자를 축하한다는 것입니다. 죽은 사람과 나쁜 관계로 끝나면 그들이 해코지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죽은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게다가 멕시코 사람들은 죽은 영혼이 신과 더 가깝기 때문에 자신에게 행운을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특별히 이날을 상징하는 꽃도 있는데, 영화 ‘코코’에서 볼 수 있는 ‘Cempasúchil(마리골드)’은 ‘죽은 자의 꽃’이라고도 불립니다. 사람이 죽은 후 죽음의 길을 건널 때 그들을 돕고 보호하는 역할의 상상 속 동물 ‘alebrijes’도 있습니다.

 

●베트남: 베트남에는 많은 민족이 있어 전통은 민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추석과 비슷한 베트남 명절은 ‘뗏쭝투’인데, 이날은 공휴일이 아니라는 것만 제외하면 한국의 어린이날과도 유사합니다. 보통 어린이들에게 전통 빵인 ‘바잉쭝투’나 장난감을 많이 챙겨주면서 하루를 보내는 편입니다. 학교에서 행사도 많이 하고 다양한 음식을 먹으며 파티를 즐기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베트남은 예전부터 농경사회이다 보니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날을 정해 아이들에게 관심도 많이 주고 사랑도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조상님께 제사도 드리기는 하지만 주 관심은 아이들에게 있습니다.

 

●중국: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음력 8월 15일에 ‘중추절’이 있습니다. 추석에 송편이 있다면 중추절에는 ‘월병’이라고 부르는 전통 과자를 주로 먹습니다. 월병의 동그란 모양은 달에서 따온 것으로 ‘완벽함’을 의미합니다. 둥근 과자와 둥근 과일을 달에 바친 뒤 가족과 이웃끼리 나눠 먹고 서로의 행복을 비는 풍습이 있기도 합니다. 대체로 하는 일이 정해져 있다기보단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기는 느낌입니다. 빨갛게 물든 거리도 볼 수 있는데, 중국인들에게 빨간색은 행운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비슷하게 달에 소원을 비는 문화도 있습니다.

 

●콜롬비아: 대부분의 인구가 기독교이기 때문에 콜롬비아는 기독교와 관련된 기념일이 많습니다. 그만큼 크리스마스는 12월 내내 기념할 정도로 중요한 국경일입니다. 추석이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저녁을 먹는 날을 의미한다면 12월 7일에 있는 ‘작은 촛불의 날’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사람들은 길거리에 수백 개의 촛불을 놓고 가족들끼리 축복을 빌어줍니다. 저녁에 켠 촛불이 다음 날 아침까지 꺼지지 않는다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또, 크리스마스 9일 전부터 매일 가족과 이웃이 모두 모여 음식을 나누고 음악을 즐기며 크리스마스를 준비합니다.

 

Q. 명절 때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문화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베트남: 저희는 새해 때 쓰레기를 버리면 복도 같이 나간다고 생각해서 설날에는 쓰레기를 못 버립니다. 또 생각나는 게, 베트남의 명절에는 대부분 가게나 음식점이 문을 닫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오니 명절인데도 밖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다른 가게들도 열려있는 걸 봤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들 집을 안가나?’ 싶었습니다.

 

●중국: 중국은 명절 때마다 ‘귀성 대란’이 벌어집니다. 인구는 많은데 차표나 기차표의 개수는 한정적이다 보니 대부분 귀성길이 오래 걸리고, 또 많은 시간을 가야 합니다.

 

Q.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명절에 본가에 내려가지 않고 각자 집에서 통화로 소통하며 명절을 보냈습니다. 각각의 나라에서는 이 시기를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합니다.

 

●멕시코: 멕시코는 대륙이 넓은 편이라 모든 멕시코인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크게 변한 것은 없었습니다. 평소와 같이 가족이 한 집에 모여 밥을 먹으며 명절을 즐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베트남: 베트남은 감염이 심한 지역을 따로 봉쇄했기 때문에, 코로나가 심했던 시기에도 다른 지역은 큰 차이 없이 명절을 보냈습니다.

 

●중국: 코로나19가 심할 때는 영상통화로 소통하면서 식사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도 많이 약해진 만큼, 가족들이 모여 명절을 잘 보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콜롬비아: 평소에 메신저를 통해 연락하며 자주 함께 식사하는 편인데 코로나19 시기에는 각자 집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명절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올해는 코로나19가 많이 잠잠해져 한국에 오기 전 가족들과 다 같이 모여 축하 파티도 할 수 있었습니다.

 

Q. 유학생이어서 올해는 한국에서 추석을 보낼 것으로 예상되는데, 올해 추석에는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궁금해요.

 

●멕시코: 아직 별다른 계획은 없지만 아마 다른 교환학생 친구와 놀 것 같습니다. 특별히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한복을 체험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베트남: 저한테는 일반 공휴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친구들과 모여 밥 먹고 짧은 여행을 다니는 것과 같이 특별한 일이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송편 만들기와 같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전통 체험 행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중국: 저는 우리 가족을 한국에 불러 여행을 다닐 예정입니다.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윷놀이 같은 전통 놀이를 체험해 보고 싶습니다.

 

 나라마다 그들만의 기념일과 명절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명절 중 하나인 추석도 외국 학생들에게는 그저 생소한 문화일 뿐이다. 이번 추석에는 다른 나라의 명절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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