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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포비아, 당신도 앓고 있습니까?

“그 눈빛, 견디기 힘들어요...” 흰색, 노란색, 검정색 모두 살색입니다.

최근 새누리당 비례후보로 당선된 필리핀계 한국인 이자스민(위 사진) 씨에 대해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성 공격이 논란이 됐다. 그러나 그녀는 폭언도 많았지만 격려 또한 많았다며 한국인들의 포용성에 대해 감사하다는 태도로 받아들여 일단 수습되는 듯했다. 하지만 우리사회에 잠재 되어있는 ‘순혈주의’ ‘단일민족’ 문화가 외국인 혐오주의를 야기 시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왜 우리는 차별하게 되었을까?

● 제노포비아란?
낯선 것 혹은 이방인이라는 의미의 ‘제노(Xeno)’와 싫어한다는 뜻의 ‘포비아(Phobia)’가 합성된 말로서 ‘이방인에 대한 혐오현상’을 나타낸다. 제노포비아는 악의가 없는 상대방을 자기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경계하는 심리상태로, 이는 자기과보호(과보호) 의식 때문에 일어나기도 하고 지나친 열등의식에 기인하기도 한다. 넓은 의미로는 ‘인종 차별’도 여기에 속한다.

● 원인
우리는 백인에게는 창피할 정도로 굽실거리고 흑인들이나 동남아인들에게는 그 반대로 홀대하는 것이 사실이다.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이중적 태도, 왜일까.

제도권 교육과 관습을 통해 문화를 ‘높고 낮음’으로 판단하는 방식이 내면화 됐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문화도 권력관계로 생각 한다. 문화의 높고 낮음을 판단해 나보다 우월하면 ‘힘이 있다’고 판단하고 열등하면 ‘힘이 없다’고 판단해버린다.

또, 백인들에 대한 동경심과 함께 과거 한국이 못살았을 때 받았던 국제사회의 무시, 치욕을 되돌려 주려는 열등의 심리적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영어 만능주의와 경제 우선주의 역시 한국사회의 이중적 태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외국인에 의한 범죄가 제노포비아를 더 심화시킨다. 이번 수원에서 발생한 사건의 피의자가 조선족임이 밝혀지면서 우리사회 내 ‘제노포비아’ 논란이 불었다. 이런 사건들로 인해 생긴 특정 외국인에 대한 혐오감이 다른 외국인들에 까지 번지는 것이다.

● Xenophobia 왜 포용해야하나?
우리나라에 관광차 방문하는 외국인,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출생아 증가, 외국인 노동자 증가로 외국인은 넘치는 가운데 한국인의 의식수준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혐오증’의 대상은 모든 외국인이 아니었다. 혐오증은 철저하게 아시아계 이주노동자 및 유색인종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2010년 기준으로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출생아는 총 20,312명이다. 전체 우리나라 출생아 중 4.3%가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아기이다. 하지만 다문화가정 2세들이 학교, 사회 적응에서 겪는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제노포비아의 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 모두가 ‘평등’하다는 올바른 인식과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앙골라에서 온 컴퓨터 공학과 Eden 씨, 동티모르에서 온 Deus 씨를 만나 한국에서 힘들었던 점, 한국인에 의해 차별 당했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우리나라 또는 우리학교에서 차별을 당한 적이 있나요?
에덴(Eden):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지하철을 탔는데 한국 아저씨가 저를 불쾌하다는 듯이 쳐다봐서 기분이 나빴어요. 저도 똑같은 사람인데 외국이란 이유만으로 인상을 찡그리는 모습을 보니 속상하고 불편했어요.
데우스(Deus):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됐을 때, 홈플러스를 가려고 했는데 길을 몰라서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영어로 물어야 했어요. 근데 지나가는 사람들 무시하며 지나가서 한국들의 태도에 실망스럽기도 했어요.

Q. 개선되었으면 하는 한국인들의 태도
데우스(Deus): 수업 중 같이 레포트를 쓰거나 조모임을 하게 됐을 때, 저 혼자 외국인이잖아요 그럼 한국 학생들 자신감 없어하고 부끄러워해요. 외국인은 저 혼자인데 왜 한국인들이 오히려 부끄러워하죠? 좀 더 자신감 있게 행동해줬으면 좋겠어요.
에덴(Eden): 한국인들 약속을 잘 안 지키는 것 같아요. 만나서 “다음에 밥 같이 먹자”고 하는데 한 번도 밥을 같이 먹은 적이 없어요. 왜 말만하고 지키지 않는 거죠? 이제는 아무렇지 않지만 처음에는 조금 섭섭했어요.
Q. 한국에서 힘들었던 점
데우스(Deus): 처음에 영어 못할 때는 너무 힘들었어요. 한국인 친구 한명도 없었어요. 근데 한국어 공부해서 친구들 많이 사귀었어요. 오히려 지금은 한국인 친구들이 저를 먼저 찾아요.


● 중국에서 온 후대군(한국문화정보·3) 씨를 만나 한국에 와서 느꼈던 인종차별, 개선되었으면 하는 한국인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 했다.

Q. 우리나라나 우리학교에서 느꼈던 인종차별
중국에서 살고 있을 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는 한국인이 중국인만큼이나 많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말을 많이 듣고 기대에 찬 마음으로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 와 보니 한국이란 나라 자체보다 한국 사람들에게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은 제가 한국어를 완전히 익히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왔는데 그 때 한국어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어떻게 한국에 올 생각을 했냐고 했던 말이 가장 상처가 되었습니다.

또 다른 일은 한국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는데 일을 하면서 식당에 온 손님들이 제가 중국인인 것을 알고 중국어를 가르쳐 달라고 하다가 마지막에 욕설을 내뱉고 간 손님 때문에 상처가 되었습니다. 특히 일본 사람과 구분이 잘 안된다고 하면서 욕설을 내뱉는 것 역시 상처가 되었습니다.

Q. 인종차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개선되었으면 하는 한국인의 태도
외국으로 유학 온 학생들에게 외국인이라고 함부로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같은 학생으로서 사이좋게 공부하며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외국인 대학생과 비교했을 때, 외국인에게 더욱 심한 편견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백인에 비해 흑인과 동남아인에 대한 편견이 훨씬 심했다. 외국 학생들의 인종에 따른 선호도는 백인 0.12점, 흑인 -0.07점, 동남아인 -0.15점이였다. 한국 학생의 다른 인종 선호도가 0보다 크게 낮지만, 외국 학생의 경우 인종별 선호도가 0점에서 가깝게 분포돼 있다. 외국 학생들의 인종 편견이 한국 학생들보다 덜하다는 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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