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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재치로 마음을 채우다

문화기획단체 ‘광대’ & 계명대역 포토존 프로젝트

‘괜찮아 너는 잘하고 있어’
‘깔창도 내키다’
‘워얼화아수우모옥금퇼’

혹시 계명대역에서 이런 문구를 본적 있습니까?
지하철역을 오고가는 사람들은 모두 무표정을 한 채 스마트폰만 연신 들여다보고 있다. 안그래도 삭막한 공간, 지하철은 단지 교통수단이고 지하철역은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한 통로로서만 여겨진 듯 했었다. 지하철을 타고 어딘가로 이동하는 길, 계명대역을 지나는 시민들의 입에는 잠깐 ‘피식’하고 웃는 소리가 들린다. 계명대역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문화기획단체 ‘광대’ 팀의 작품이다. 웃음을 선사하는 재치 있는 글귀와 그림이 있는 포토존이 마련된 계명대역, 잠깐 ‘피식’하고 나오는 소소한 웃음과 여유를 찾으러 한번 가볼까?
- 엮은이 말 -
광대팀, '대구'에 활력을 불어넣다

광대 팀, 대구를 위한 서커스 시작
지난 2013년 11월부터 우리학교 김보배(경영학·10학번) 씨를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한 ‘광대’팀은 대구의 ‘대’와 미칠 ‘광(狂)’을 합친 말로써 ‘대구에 미치다’라는 뜻과 대구의 시민들에게 즐길 거리와 문화를 전해주는 ‘광대’가 되겠다는 뜻을 함께 가지고 있다. 현재는 우리학교 김보람(광고홍보학·4) 씨와 권수경(광고홍보학·4) 씨, 박정주(International Business·2) 씨, 최경민(언론영상학·3) 씨, 강준혁(대구가톨릭대·광고홍보학·3) 씨, 김영범(대구가톨릭대·의생명과학·3) 씨, 김소미(대구대·지역사회개발복지학·10학번) 씨, 김유신(영남대·국사학·3) 씨가 활동하고 있다. 매 학기마다 신입 멤버들을 영입하고 학과와 전공에 상관없이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홍보는 주로 대학 내 게시판이나 SNS,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번에는 문화기획단체 광대 팀의 대표를 맡고 있는 우리학교 김보람 씨와 권수경 씨, 박정주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바쁜 삶 속에 ‘여유’를 선물하다

계명대역 포토존 프로젝트
포토존 프로젝트는 작년 겨울부터 기획해 올해 3월 초 영남대역을 시작으로 진행됐다. 영남대역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3월 중순 계명대역으로 활동영역이 확장됐다. 광대팀은 여유로움 속에 ‘힐링’을 선물하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아 사진을 찍기 힘든 반월당이나 중앙로역은 피했다. 그러면서도 젊은 감각을 가지고 있는 대학교의 역들에 관심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저희는 기획을 짤 때 ‘우리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가’를 가장 첫 번째로 생각하면서 회의를 해요. 계명대 포토존 프로젝트는 저희 팀원 모두가 기획부터 컨택, 제작까지 맡아 재미있게 작업했습니다.” 기획을 하다가 막히는 부분은 우리학교 이호택(경영학) 교수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하는 등 도움을 얻기도 했다.
대학생들과 역을 지나다니는 시민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다니는 삭막한 모습이 안타까워 역을 밝은 느낌으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프로젝트인 만큼 재치 있는 글귀나 그림이 돋보인다. 대학생들에게 공감을 주기 위한 그림과 글귀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거치고,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SNS나 인터넷에서 참고해 착안하기도 했다. 글귀와 그림은 대부분 흑백으로 되어있는데, 여러 가지 색깔을 사용하면 자칫 복잡해보일 수 있어 흰색 타일 벽과 가장 단순하게 어울리는 검정색으로 제작했다고 광대 팀은 설명했다.
3월 말에 포토존이 완성되면서 현재 계명대역을 지나는 학생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직접 사진을 찍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글귀를 읽어보는 학생들도 상당히 많다. “대학생이나 계명대역을 찾은 시민들이 오가면서 직접 사진을 찍고 즐길 수 있어서 기존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들보다 반응이 뜨거웠어요. SNS나 입소문을 통해서 점점 많은 분들이 찾고 계시는 것 같아 뿌듯함을 느끼고 있어요.”

웃으세요, 청춘
포토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하루 종일 서서 작업을 하기도 했고 주말시간을 뺏기기도 했지만, 일상이 고된 시민들뿐만 아니라 학점관리와 취업에 힘들어하는 대학생들이 여유를 가지고 웃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힘을 냈다. “큰 힘은 되지 못하더라도 저희가 만든 글귀와 그림을 보면서 학생들이 바쁘게 다니는 등굣길, 하굣길에 ‘피식’하고 작은 웃음이라도 가지고 갔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광대팀은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대구시민들에게 일상 속의 소소한 행복을 주는 문화기획단체가 될 것을 약속했다.
대학생들과 소통하는 공간

“계명대역 포토존, 이런 점이!”
우리학교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만큼 학생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느냐가 중요하게 생각되어야 할 부분이다. 계명대역을 직접 오고가는 학생들에게 이번에 진행된 계명대역 포토존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을 직접 물어보았다.

정성미(생물학·3) 씨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지하철을 타고 가야하는데 오랜 시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면 밤늦게 집에 도착해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오는 길은 너무 피곤해서 항상 힘들었어요. 심지어 월요일은 아침 9시 수업이라 월요일이 올 때마다 그렇게 힘들 수 없었어요. 어느 날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에스컬레이터를 타는데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돌리니까 옆에 처음 보는 글자들이 보였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는 ‘워얼화아수우모옥금퇼’이었어요. 평일 동안은 과제와 공부를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기다렸던 주말도 눈 깜빡할 사이 사라져 버리는 저의 상황과 비슷해서 많이 공감이 갔어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저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권상은(컴퓨터공학·2) 씨
지하철을 타고 주변을 둘러보면 사람들 표정이 다 똑같아요.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눈을 감고 자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특히 등하교 시간에는 학생들이 다들 무표정으로 앞만 보고 다니곤 했어요. 그런데 이런 벽화들이 생긴 후부터 조금씩 옆을 보고 주변에 관심을 가지는 등 계명대역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작은 변화들이 생기는 것 같아 보여요. 저 같은 경우도 항상 보는 지하철 통로 벽이지만 아무것도 없었을 때보다 한결 더 신선하고 재미있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 즐겁게 구경하곤 해요.

권진영(간호학·2) 씨
보통 이런 포토존들은 골목길이나 중앙로 같은 큰 역에 마련되어 있는데 대학교의 지하철역에 있다는 것이 신선하고 새로웠어요. 밖에 다니면서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이 곳 벽화가 완성 된 지 얼마 안 됐을 때도 친구들과 사진을 많이 남겼어요. 가끔 다른 학교 친구들이 놀러오면 지하철역을 이용하기 전에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해요. 글귀라던가 그림도 사진 찍기 딱 좋게 배치되어 있어서 좋았어요. 대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센스 있게 잘 표현 했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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