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친구, 학점. 수업, 연애 모두 중요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밥’이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배가 고프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대학에는 학생들의 밥심을 책임지고 있는 학생식당이 있다. 식당의 역할은 모두 같지만 운영방식은 제각각이다. 이중 주된 운영방식 두 가지를 살펴본 후 학생에게 더 적합한 운영방식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각각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을 알아보자.
-엮은이 말

배고파 : 선배님, 밥 먹으러가요!
김계명 : 그래 그러자. 오늘은 뭐가 먹고 싶니?
배고파 : 저는 치킨마요가 먹고 싶어요.
김계명 : 치킨마요 좋지. 그럼 아람관, 바우어관, 공대식당 중 어디 가서 먹을래?
배고파 : 음... 선배님은 어디가 좋으세요?
김계명 : 나는 다 좋아. 넌?
배고파 : 저는 가격이 싼 곳이 좋아요! 근데 가격이 다 똑같지 않아요?
김계명 : 아니, 식당마다 가격 차이는 조금씩 있지.
배고파 : 네? 왜 같은 메뉴인데도 가격이 달라요?
김계명 : 어... 그러게. 나도 거기까진 생각을 안 해봤어. 왜 그렇지?

고파와 계명이의 대화에서 보는 것과 같이 우리학교 학생식당은 동일 메뉴일지라도 식당별로 가격이 차이가 난다. 그 이유에는 식당 운영을 외주에 맡기는 점 등이 있다. 외주는 학생식당 운영 방식 중 하나인데, 이 외에도 생협 운영과 학교 직영 방식 등이 있다.

- 외주 운영 : 학교 내 입점을 원하는 외부 식당업체가 학교에 입점 비용을 지불하고 학생식당을 운영하는 방식.
- 생협 운영 : 대학이 비영리 법인인 대학생활협동조합에 가입하여 생협의 내규에 따라 학생식당을 운영하는 방식.
- 학교 직영 : 학교가 학생식당을 총괄하여 운영하는 방식.

우리 학교에는 학생식당, 교직원식당, 기숙사식당 등 총 10개의 식당이 있다. 본 기사에서는 아래 적힌 8개 업체의 학생식당 운영방식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 구바우어관 : 1층·지하 (1개 업체) - 신바우어관: 한식·양식·중식·페스트푸드 (4개 업체)
- 아람관: 한식·양식 (2개 업체) - 공대식당: 1층·2층 (1개 업체)

● 외주 운영이란?
드라마 광이라면 ‘외주제작’이라는 말을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드라마나 여타 프로그램을 방송사에서 자체 제작하는 것이 여의치 않거나 자체제작비보다 외부 업체에 제작을 맡기는 편이 비용절감에 유리할 때 프로그램은 주로 외주로 제작된다. 본래 외주란 자기 회사에서 만들 수 없는 제품이나 부품 따위를 다른 회사에 맡겨 만들게 하는 것을 뜻한다. 대학생들이 학교에서 먹는 학생 식당 음식(이하 학식)도 외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학생식당 입점을 원하는 업체가 대학 측에 임대료를 제시하고, 가장 높은 임대료를 제시한 업체가 입점권을 획득하는 ‘입찰방식’으로 임대업체 선정이 이뤄진다.

● 우리학교 학생식당은 100% 외주운영, 그 이유는?
우리학교에는 구바우어관, 신바우어관, 아람관, 공대 총 4개의 건물에 8개의 학생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이중에서 학교가 직접 운영하는 곳은 하나도 없다. 동일 메뉴라도 식당별로 가격의 차이가 있는 이유는 학생식당이 각각 다른 외주 업체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학이 학생식당을 직영하지 않고 외부업체에 맡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부 업체에 위탁하면 행정적 부담을 덜고, 비용절감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교내 식당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학교 차유미(장학복지팀) 선생은 그 이유에 대해 “학교가 학생식당을 직영하면 운영비, 인건비, 부대비용 등을 지출해야한다.”며 학교 입장에서는 직영식당이 비용적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 우리학교 학식가격 책정과정
대학생들은 학생식당의 음식이 싸고 맛있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식재료비와 인건비는 날이 갈수록 오르고 있다. 학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의 음식을 제공하면서 이윤도 내려면 업주들은 음식의 질을 낮출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음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학식가격을 대폭 올린다면 학생들은 학교 외부에 있는 식당으로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적정수준의 학식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학식의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 장학복지팀은 1년에 한 번 각 단대별로 학식가격, 시설위생 등에 대한 만족도와 사용빈도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참고하여 대략 2년에 한 번 임대업체와 학생복지위원회의 조정을 거친 후 학식가격이 최종 결정된다. 우선 임대업체가 가격조정안을 제출하면 학생복지위원회는 이를 검토한 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설문조사 결과를 참고하여 학식가격을 산출하는 식이다.

● 외주운영방식의 장점
임대업체가 운영하는 학생식당은 학교 직영 식당이나 생협 운영 식당보다 수익성을 추구하는 성격이 강하다. 외주운영방식의 장점과 단점은 모두 이 이윤추구성에서 비롯된다.
학생식당을 운영하는 점주들은 더 많은 학생들이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주기를 바란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교내의 다른 학생식당과 비교했을 때 더욱 맛있고 다양한 메뉴를 개발, 판매할 필요가 있다. 각 식당들의 경쟁을 통해서 학생들은 더 다양한 메뉴와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 외주운영방식의 단점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과 양질의 서비스 등의 이점은 외주운영 식당끼리 ‘서로 견제하며 경쟁한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성립된다. 학생식당의 수가 학교 면적에 비해 부족하다면 모든 학생식당은 점심시간마다 붐빌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업체는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지 않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손님이 붐빌 것이다. 식당 주인들은 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또한 학교직영식당과 생협 식당의 경우, 식당운영에서 발생한 수익을 학생들의 복지 증진에 사용한다. 그러나 외주 운영의 식당에서 발생한 수익은 해당업체의 몫이다. 외주운영방식의 단점은 학생식당 운영을 통한 수익이 학생들에게 혜택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 대학 생협 운영 - 경북대의 학식운영방식
경북대학교에는 총 9개의 학생식당이 있는데, 그 중 3개는 우리학교와 마찬가지로 외주로 운영되고, 나머지 6개는 대학생활협동조합(이하 대학생협, 생협)이 운영하고있다. 생협은 대학 내의 합리적인 소비문화를 조성하고 복지와 상생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조직이다. 14개의 사립대와 21개의 국·공립대, 총 35개의 대학교가 가입되어 있는 생협은 조합원이 단순한 서비스 이용 대상자에 그치지 않고, 조합에 자금을 출원함으로써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학생은 단순한 소비자일뿐만 아니라 생산자이기도 하다. 대학생협의 사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사업으로 인해 발생된 수익금은 다시 조합원의 복지증진 자금으로 환원된다.
대학생협은 대학생활에 필요한 공동이용시설을 설치, 운영하고 나아가 대학 구성원의 문화, 복지향상을 위한 사업까지 하고 있다. 생협 식당, 생협 카페, 생협 매점 등이 그 예이다. 그 중 열심히 공부하느라 항상 허기진 대학생들에게 가장 연관 있는 학생식당 운영방식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자.
대학생협 학생식당은 공동구매를 통해 식자재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한다. 공동구매를 하기 위해서는 한국대학생활협동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에 속해 있어야 한다. 연합회는 대학생협들이 서로 협력하여 대학생협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구성한 연합조직이다. 연합회를 통해 모인 대학들이 1년마다 제품을 입찰해 공동구매를 한 후 가격을 정하거나 학생위원과의 논의를 통해 이사회를 거쳐 최종 결정이 이루어진다.

● 공동구매를 통한 단가절감
생협이 운영하는 학생식당은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혜택을 안겨준다. 그 중 첫 번째는 생협가입 대학들이 식자재를 공동구매함으로써 보다 싼 가격에 양질의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협에 가입되어 있는 대학의 경우 대량의 식재료를 공동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싼 값에 양질의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 그 이점을 십분 활용한 것이 바로 ‘생협 PB상품’이다. PB상품이란 고객의 성향에 맞추어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 상품을 말한다.

● 학생에게 돌아가는 학생식당 사업수익금
두 번째 장점은 학생식당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조합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이다. 정선교(대학생활협동조합연합회) 팀장은 “생협 학생식당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식당을 운영하고 남는 수익이 구성원의 후생복지 증진에 쓰인다는 점이다.”라고 전했다.

● 대학생협, 비영리의 이면
한편, 생협 운영방식이 반드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통의 민간 기업은 이윤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동종의 타기업들과 경쟁하며 성장한다. 그러나 영리추구가 궁극적 목적이 아닌 생협은 그 특성상 현실에 안주하고 방만한 경영태도를 지닐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비영리 운영 방식이 학생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오히려 경영의 효율성을 저해시키는 요소로 변모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외주와 생협으로 운영되는 방식의 차이점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외주로 운영되는 학생식당과 생협 운영의 학생식당은 각자의 방식대로 학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해왔다. 하지만 학교는 학생들을 위한 공간인 만큼 학생들에게 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학교는 비용절감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복지 증진을 고려하여 학생들에게 적합한 학식운영방식을 검토해야할 시점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반가운 얼굴들과 학교 안에서 하는 잠깐의 식사가 좋은 추억으로 기억 될 수 있도록 학생식당과 학교 측은 앞으로도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