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으로 예정된 중앙자치기구(총학생회·총대의원회·총동아리연합회) 및 단과대학 학생회 선거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10일 총대의원회 및 총동아리연합회 등 복수의 관계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아직 구성되지 않았으며 선거가 연기될 것 같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선거 일정은 미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총대의원회는 지난 10월 15일 열린 대의원총회를 통해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 발의한 총학생회칙 개정안을 심의·의결하며 선거 연기를 위한 근거 규정을 마련한 바 있다.
구 총학생회칙 제69조는 중앙자치기구 및 단과대학 학생회 선거는 임기년도 전년의 11월 중에 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을 뿐 선기 시기 연기에 관한 규정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중운위는 ‘국가비상사태(천재지변, 국가 전염병 등)에 준하는 상황에는 선거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 신설을 골자로 한 총학생회칙 개정안을 발의했다. 중운위는 “전 세계적 재난 사태인 코로나19로 인해 회칙의 선거 시기인 11월 중 선거에 어려움이 있고, 향후 이와 유사한 재난 상황 시 선거 시기 조정에 유연성을 가지고자 한다”고 개정 사유를 밝혔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 10월 15일 열린 대의원총회에서 전체 대의원 377명 중 328명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305표(92.98%), 반대 16표(4.87%), 무효 7표(2.13%)로 가결되어 같은 달 23일부터 시행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불투명한 회칙 개정 절차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총학생회칙 제78조에 의하면 총학생회칙 개정안이 발의되었을 경우 총대의원회는 이를 즉시 공고하여야 한다. 하지만 총대의원회는 이러한 과정을 생략한 채 의결 결과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데 그쳐, 회칙 개정이 비민주적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A씨는 “총학생회 선거는 중요한 사안이니만큼 선거 시기를 연기한다면 학생 의견을 우선적으로 수렴한 뒤 결정했어야 한다”며 “선거에 관한 사안이 졸속으로 결정되는 상황은 비정상적이다”라고 말했다.
선거 사무에 관한 총대의원회의 준비성 부족도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경북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등 지역 대학들은 이미 지난달에 학생자치기구 후보자 등록 절차를 마치고 선거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들 학교 중 지난 11월 9일부터 온라인 투표를 시작한 대구대는 11월 16일까지 투표를 진행했다. 대구가톨릭대는 이달 24일부터 이틀간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고, 영남대는 온라인 투표를 위한 선거시행세칙 개정을 앞두고 있다. B씨는 “우리학교 선거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이유는 코로나19가 아닌 준비가 부족한 탓이다”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상황에서 이를 핑계 삼아 선거를 연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