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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가 된 학회, 발전적 변화가 필요하다

학문 탐구 본질 되새기고 ‘우리과 중심’ 배타성 탈피 시급

대학이 다른 교육기관과 차별화를 두는 부분은 바로 각 과(전공)마다 존재하는 ‘학회’라고 볼 수 있다. 학회의 사전적 정의는 ‘학문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더욱 발전하도록 하기 위하여 공부하는 사람들이 만든 모임’이다. 초창기 대학의 학회는 이런 탐구적인 성격이 강했다. 학회는 같은 과 학생들 사이의 화합을 도모하고 공동 학습 활동을 통한 개인의 학문적 발전 또한 추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학회는 학문 탐구의 열의는 옅어지고 배타적인 조직이 되었다는 인식이 강하다. 새내기들은 입학과 동시에 선배로부터 학회에 가입하라는 권유를 받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스스로에게 도움이 될 만한 활동이 없어 학회를 탈퇴하거나 학회와 관련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학회 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학문 탐구에 뜻이 있다기 보다는 인맥을 만들고 원만한 학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학회에 가입하지 않을 시 얻을 불이익을 염려해 어쩔 수 없이 가입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 그 시절, 학생운동의 첨병이었던 학회
국내 대학의 학회 문화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분석은 없지만 대학의 학회 자체는 해방 이후부터 꾸준히 이어져왔다는 것이 공통적인 견해다. 1950년대 서울대학교에서는 이승만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와 인권 탄압에 대한 비판을 위해 ‘신진회’, ‘신조회’ 등을 조직하여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학생운동의 씨앗이 되었고, 이는 현재의 ‘학회’라는 이름을 단 조직이 대학 내에 생겨나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우리학교의 학회는 1987년 이후 각 학과마다 존재했던 학술동아리가 발전적 해체를 거치며 현재에 이른 것이다.
학생운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였던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까지 학회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에 앞서 지식을 쌓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론 위주의 학습이 이루어졌다. 당시의 학회는 학생사회의 인식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시절 최대의 화두였던 통일과 민주주의, 인권에 대한 이념적 기반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학회의 전성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90년대 이후 불어 닥친 개인주의 열풍으로 수직적인 선후배 관계에 지친 학생들이 학회를 탈퇴하기 시작했고 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학회의 위상은 추락했다. 결국 학회는 과거의 이념 탐구 중심에서 전공 학습과 ‘과 단합’을 위한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재편되었고 소위 ‘운동권 학회’는 점차 사라져갔다.

●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
현재 대부분의 학과는 학과 내에 여러 학회를 두고 있다. 학회의 활동은 과에 따라서 상이하지만 주로 전공과 관련된 세미나를 개최하거나 학회지 등을 발간한다. 또한 각 학과에서 열리는 행사의 경우 학회가 주축이 되어 행사를 준비한다. 이처럼 학회는 학과 생활의 가장 기초적인 단계이자 학과 내부에서 이뤄지는 교류와 정보 공유를 위해서 가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학회별로 성격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성향과 맞는 학회를 고르기도 하는데, 어느 과에 학생이 10명이라고 치면 그 중 여덟에서 아홉 정도는 학회에 들 정도로 학회 조직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높은 조직률의 이면에는 ‘우리 학과 학생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미가입 시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선배 혹은 교수의 엄포로 인한 강제적 가입의 사례도 적지 않다. 학회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학과의 경우, 학회 활동을 하지 않으면 자신의 학과에서 열리는 행사에 대해 공지를 받지 못하거나 가끔은 학점 상 불이익을 받는 등 학과 생활 자체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모 학과 소속 A씨는 “학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떤 행사가 열리는지도 알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강요에 못 이겨 가입한다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나갈 것이 뻔한데 학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배타적인 학회 문화
학회 가입 조건이 해당 학회가 속한 학부생에게 국한되는 것 또한 문제다. 현재 학내에 존재하는 학회의 상당수는 타 학부생들의 가입에 제한을 두고 있다. 과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가령 ‘A’라는 전공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고 할지라도 ‘A’전공의 학부생 신분이 되지 않는 이상 해당 학과(전공) 학회에 가입할 수 없는 것이다. 전과를 하지 않는 한 타 학부생이 타 학과 학회에 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타 학부생의 학회 가입을 막을 규정이 있는 것일까. 총학생회 회칙 제41조 3항을 살펴보면 “각 단과대학내 각 학과는 과내의 학생활동을 위해 독자적인 학회를 조직할 수 있다.”고만 규정했을 뿐, 타 학부생의 학회 가입을 금지하는 규정은 찾아볼 수 없다.
이처럼 배타적인 학회 문화는 27년 전에도 문제로 지적됐다. 1990년 10월 30일자 <계명대신문>(본지) 7면의 「올바른 세계관 정립화로 학회의 위상 재정립」 기사를 보면, 모 학회에서는 후배들에게 사회과학세미나를 들을 것을 강요하고 조급한 정치토론을 요구해 일부 마음이 맞는 소수의 학생들만의 학회가 생겨나는 경우가 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시대상이 달라짐에 따라 학회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변화해왔지만 배타적인 문화는 학회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격동의 역사 속에서 학회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학생들의 단합과 교양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다해왔다. 그러나 지금의 학회는 ‘학회’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학문 탐구라는 본질이 빛바랬다. ‘우리 과’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자세는 진취적인 대학문화의 수립을 방해하며 학회를 과거의 질서 속에 매몰시킨다. 학회는 학과를 구성하는 기반이기도 하지만 ‘학문 탐구’라는 본질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소통’과 ‘융합’의 가치가 떠오르고 있는 요즘, 강압적인 학회 문화의 철폐와 더불어 타 학부생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 개방적인 학회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지금의 학회에게 주어진 과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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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