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막스 베버(Max Weber, 1864-1920))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합리적 자본주의가 개신교(프로테스탄티즘) 특히 캘빈주의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보았다. 막스 베버는 캘빈이 내세운 예정설이 자본주의에 새로운 정신적인 변화를 가져와…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의 남자’에서 광대들이 경극을 어설프게 흉내내어 왕과 관객의 웃음보를 터뜨리게 한다. 한국인에게 경극이 완전히 생소한 문화였다면 이 경극의 패러디 장면을 보고 그렇게 웃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우리에게 경극이 가까워진 것은 전적으로 영화 ‘패왕별희’ 덕분이다. 그런…
본 지 꽤 오래된 30분짜리 단편영화이다. ‘인권’이라는 화두 아래에서 만들어진 6개의 인권영화들 속에서 이 영화의 제목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올드보이>나 <친절한 금자씨>를 연출한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니만큼 한번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찬욱 감독이 실제…
유학 시절, 무지갯빛 옷을 걸친 청년이 그려진 간판을 거의 매일 보았으면서도 ‘20세기의 모차르트’라 불리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이 뮤지컬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마침 독일을 방문 중이던 은사님과 함께 루르 지방의 문화 시설들을 탐방할 기회가 생겼고, 그때 그 분이 이 공연이 에센 시의 명물이니…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불에 달하는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세계 인구의 43%가 하루에 2불도 안 되는 수입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영양과다로 생기는 각종 질병이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뉴스를 듣다가 매일 1만 6천 명 정도의 어린이들이 기아로 인한 질병 때문에 목숨을…
누가 마흔을 불혹(不惑)이라고 했던가. 여전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일까’를 고민하고 있을 무렵 <인생 수업>은 어둠 속에서 방향을 알려준 등대 같은 책이었다.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를 장식한 책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가 읽었겠지만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지난 목요일 (2009.6.4) 지식경제부 주관 전국 대학(원)생 전시기획공모전에서 계명대 학생들이 대상을 수상했다. 50:1이라는 경쟁 속에서도 계명대 학생들의 작품은 유독 돋보였다. 좋은 기획, PT, 하지만 그 무엇보다 그 팀이 돋보인 것은 “수면박람회”라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컨셉의 박람회를 재미난…
고민이 없는 시대, 아니 고민을 하지 않는 시대에 ‘고민하라’고 권하는 사람이 있다. “세계화의 진행으로 자본주의의 근간이 흔들려 파국으로 치닫는 사태가 전 세계를 덮치고 있는 이때, 한국은 맷돌에 갈리고 으깨지듯 사람과 사람의 유대가 찢어지고 격차는 커져 잊힌 줄 알았던 절대적 빈곤의 그림자가…
3월 꽃향기 그윽한 봄날, 돌담길 너머로 드리운 초록잎이 싱그럽다. 예능관 앞 산수유나무가 노란 자태를 드러내면서 봄의 기운이 살포시 자리 잡으면, 이름모를 새들이 날아와 마치 왈츠를 추듯이 덩실댄다. 청운의 꿈을 품고 대학을 갓 입학한 학생들이 정다운 마음을 속삭이듯 꽃과 새, 젊음과 열정이 계명동…
‘갈대상자’라는 책을 처음 접한 것은 유학생활 중 가장 바빴던 박사학위 논문준비 시기였다. 이 책은 오랜 만에 한국을 다녀오셨던 어느 분이 사오셨고, 바빴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감동의 밤을 지새웠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은 경북포항에 있는 한동대학교의 초대…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김려령의 장편소설 ‘완득이’가 단행본으로 출간된 지도 약 1년 정도 지난 것 같다. 굳이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지 않더라도 이 작품은 진지한 주제의식을 놓지 않으면서도 흥미진진하게, 때로는 황당하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가공할 필력을 바…
하곡(夏穀)인 보리가 여물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가을에 거두어들인 식량이 다 떨어져 굶주릴 수밖에 없게 되는 4∼5월의 춘궁기(春窮期)를 표현하는 말로 보릿고개가 있다. 몇 십년 전만해도 먹을거리가 부족하던 우리가 어느 새 ‘뭔가 좀 특이한 음식 없나’하며 입맛을 즐기고 있다는 건 분명 다행스러운…
설날이 지난 후 겨울 아이들과 남녀들은 잿빛의 하늘로 연을 날리기 위해 미로 같은 길거리를 박차고 나와 얼어붙은 논 위에 모여 들었다. 덕지덕지 때가 묻은 손등은 갈라져 피가 흘러도 아이들은 연 싸움에 몰두하였다. 연의 전투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며칠에 걸쳐 사금파리를 연줄에 바르곤 하였다. 하늘에…
겨울 방학의 조용한 여유를 즐기기 위해 연구실에 있는 나에게 한 통의 전화는 그 평화에 작은 파문을 만들었다. 그것은 교내 신문사 기자의 원고 청탁 전화로 책·영화 등의 문화콘텐츠 중 학생들에게 추천할 만한 내용을 소개하는 글을 부탁하는 전화였다. 누구에게 무엇을 추천한다는 것은 한편으로 나와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