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E. Fromm)의 책 『자유로부터의 도피』(1969)는 자유의 문제를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접근해 들어간 현대의 고전이다. 이 책에서 프롬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현대인은 어떤 시대보다 가장 많은 자유를 소유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진정한 자아실현, 즉 적극적 의미에서의…
새내기들이 입학을 하였고 재학생들은 선배가 되었다.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어서 만물은 생동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으로 부풀어 있다. 나는 모두의 삶이 진정으로 아름답기를 바란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갖고 있는 소유…
꼭 1년 전 일이 생각납니다. 2010년 12월에 ‘프로이트의 환자들’이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지난 일 년 동안 ‘프로이트의 환자들’이라는 책으로 매주 독서모임을 가졌습니다. 글자 하나하나를 읽어가면서 우리는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독서모임이 자연히 정신분석 시간이 되었습니…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는 꼬레(Coree/Korea) 출신의 망명자였던 홍세화 씨가 저술한 1995년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에 이어, 1999년 출판된 문화비평에세이다. 이 책은 정치적인 이유로 먼 이국땅인 프랑스에 살면서 작가 나름대로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프랑스와 한…
문학에 문외한이라 할지라도 톨스토이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마침 작년은 톨스토이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톨스토이의 인생을 더욱 깊게 조명하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벌어졌다.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진보적 개혁을 주창한 사상가이자 교육자이기도…
“내 학생들은 1마일이 실제로 얼만큼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문제가 시험에 나오면 맞출 수는 있을 겁니다. (…) 어떤 아이는 2차방정식을 풀 줄 알지만 옷에 단추를 달거나 달걀을 부칠 줄은 모릅니다. 사인펜으로 답안지의 동그라미를 칠할 줄은 알지만 담장을 쌓을 줄은 모릅니다” 이 말은 헬레나 노르베리-…
10월 9일은 565돌 한글날이다. 인터넷에 누리꾼들이 세종대왕에게 엄청 감사드린다고 인사가 자자하다. 또 각국의 PC자판을 소개하고 있다. 구미와 우리는 비슷하게 간단하지만, 중국과 일본은 좀 복잡하다. 그래서 또 감사! 8일자 중앙일보 BOOK 페이지에는 일본인이 한글에 반하여 책을 썼다는 기사가…
지금 세계의 곳곳은 빠르게 연결되어 돌아가고 있다. 공항은 연휴 때 마다 해외로 나가려는 여행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멀리 떨어진 그리스의 재정위기로 국내 증시와 환율은 요동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전 세계의 어느 곳에서든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대…
영화 ‘Accepted’는 대학진학에 실패한 한 학생이 실망하는 부모님을 속이기 위해 가짜 대학의 합격통지서와 웹사이트를 만드는 조금은 어이없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이런 아들의 입학을 믿게 된 부모는 개학에 맞춰 학교를 방문하길 원하고, 이 학생은 결국 건물을 임대하고, 대학까지 가짜로 만들어…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지 며칠이 지났다. 아직까지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 책읽기에는 더없이 좋은 시기가 아닌가 싶다. “자본주의 4.0”은 세계적인 경제평론가 아나톨 칼레츠키가 자본주의의 발전궤적을 18세기 후반부터의 실증자료를 토대로 살펴본 책이다. 자본주의 4.0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
주말에 모처럼 본 ‘마당을 나온 암탉’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는 삶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양계장에서 알을 낳는 것이 전부인 ‘잎새’라는 암탉이 마당에서 줄지어 다니는 오리와 다른 닭들을 보며 ‘나도 언젠가는 마당에 나가 알을 품어보리라’는 희망을 갖는다. 그 희망을 이루기 위해…
식상한 질문을 해본다. 나는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가? 고등학교에서나 대학교에서나 또 사회에 나가서도 변함없이 경쟁하고 공부해야 하는 갑갑한 현실을 살기도 바쁜데 한가한 질문이다 싶다. 그런데 자꾸 카이스트 학생들의 슬픈 소식을 접하면서 그들이 궁극에 던졌을 이 질문을 해본다. 나는 무엇으로 살…
소통을 강조하는 만큼 역설적으로 소통이 부재한 이 시대에 종종 말에 민감해질 때가 있다. 귀가 예민하게 발달한 것도 아닌데, 언제부터인가 소리가 지닌 속성으로 인해 기분이 좌우된다. 쉐턱관 4층 연구실에서 듣는 학생들의 말소리는 언제나 기괴한 소음이다. 웬만하면 견딜 법도 한데, 참지 못할 때가 많다…
과거에 비해 우리 사회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만큼 행복해졌는가라는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 어렵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학에 들어온 후에는 좋은 학점을 받고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또한 취업을 하기 위해 잠시 한 눈을 팔 여유도 없다. 이러한 생존 경쟁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