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3.7℃
  • 맑음강릉 9.1℃
  • 맑음서울 4.8℃
  • 맑음대전 5.4℃
  • 맑음대구 6.3℃
  • 맑음울산 7.3℃
  • 맑음광주 6.1℃
  • 맑음부산 8.3℃
  • 구름조금고창 1.4℃
  • 맑음제주 7.4℃
  • 구름조금강화 0.7℃
  • 맑음보은 3.5℃
  • 맑음금산 3.6℃
  • 맑음강진군 4.9℃
  • 맑음경주시 3.5℃
  • 맑음거제 8.1℃
기상청 제공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인생 수업


누가 마흔을 불혹(不惑)이라고 했던가. 여전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일까’를 고민하고 있을 무렵 <인생 수업>은 어둠 속에서 방향을 알려준 등대 같은 책이었다.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를 장식한 책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가 읽었겠지만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아 이 기회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임종을 앞둔 사람들이 평화로이 죽음을 받아들이도록 돕는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정신의학자로 평생 많은 이의 죽음을 지켜봐야하는 얄궂은(?) 운명을 타고 났다. 어쩌면 세쌍둥이로 태어난 그 순간부터 그 얄궂은 운명이 시작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다른 쌍둥이들과 똑같은 외모에,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학교에 다녔으며 부모님마저 ‘넌 누구냐’고 헷갈려하셨다고 한다. 아마도, 이러한 배경이 그녀로 하여금 남들보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게 하고 진정한 자신이 되고자 노력하도록 했던 것 같다.

퀴블러 로스와 그녀의 제자인 데이비드 케슬러는 이 책 전반에 걸쳐 수많은 죽음을 통해 배우고 깨닫게 된 삶과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삶은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배움의 과정이며, 우리는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지를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무엇보다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깨달아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삶의 끝자락에 이르러서야 자신이 얼마나 많은 학위를 갖고 있고 얼마나 큰 집을 갖고 있는지 얼마나 좋은 승용차를 타고 있는지가 중요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사랑, 행복, 관계와 같은 단순한 진리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며 또한 이미 지난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 인해 걱정과 두려움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이 순간을 충분히 경험하고 자기 자신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상실과 슬픔, 두려움, 분노, 죄의식처럼 삶에서 경험하는 부정적 감정을 이해하고 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 모두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과 언제 그 순간이 올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지만 또한 우리를 진실하고 겸손하게 만든다. 저자들은 어떤 상황을 무조건 바꾸려하고 분투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우리 자신에게 베풀 수 있는 멋진 선물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이 자신의 계획과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세상이 모순덩어리처럼 보일지라도 그 안에서 조화와 균형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 예컨대 겨울이 지나야 봄이 온다는 것을 이해할 때 비로소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여러분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역할과 기대에 맞추느라 진정한 자기를 잊고 있거나,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고 있다면 마음을 비우고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 그리고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그 일을 지금 하라고 권하고 싶다.




[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