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구름이 흘러가고 땅에도 바람이 흐른다.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흐른다. 변화는 항상 우리 곁에 있고, 우리 자신도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한다는 사실 한 가지뿐이다. 변화 중에는 적은 노력으로도 적응이 가능한 변화가 있지만,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변화도 있다. 전자를 Movement라고 하고, 후자를 Shift라고 한다. 고등학생이 대학생이 되면 변화가 있지만, 학교라는 환경은 같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쉽게 적응한다. 동일한 차원 내에서 이동하는 Movement 수준의 작은 변화인 것이다. 반면에, 대학생이 취업을 해서 직장인이 되면 환경이 크게 달라지고 적응에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Shift 수준의 큰 변화인 것이다. 우리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등 굳이 애쓰지 않아도 무언가 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기술적인 변화가 Movement 수준의 변화일까, 아니면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을 의미하는 Shift일까. 4차 산업혁명이라는 타이틀을 걸어놓은 것을 보면 Shift 수준의 상당히 큰 변화라고 보는 견해가 다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
우리는 인류의 역사를 바뀐 위대한 발명품들은 천재들의 직관적인 통찰이나 오랜 연구와 노력의 결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우리의 선입견을 깨고 신선한 충격을 준 책 ‘원더랜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의 저자 스티븐 존슨은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등 책을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로, 혁신과 아이디어의 역사를 과학기술과 접목해 독창적이고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스티븐 존슨은 ‘원더랜드’에서 인류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바로 놀이를 만들어 내고 늘 새로운 체험을 갈구하고 놀라움을 지향해 왔는데, 이러한 재미와 놀이의 추구가 ‘혁신의 잠재력’이 되었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러한 혁신의 잠재력이 전혀 예측되지 않았던 인류의 역사를 바꾼 새로운 발명품의 기반이 되었는지를 기술하고 있다. ‘원더랜드’는 재미와 놀이를 추구하는 인류의 기본적인 욕구와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 간의 연결고리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풍부한 사례와 영감이 넘치는 사고 전환으로 전개하고 있다. 신비한 소리에 대한 탐닉은 컴퓨터 산업을 만드는 근간이 되었고, 멋있는 옷을 입고 싶은 충동과 맛에 대한 집착은
“생각을 조심해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해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해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해라,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해라, 운명이 된다.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된다.” 1979년부터 10여년간 영국 총리를 역임한 대처(Margaret Thatcher, 1925~2013) 여사를 다룬 영화 ‘철의 여인(The Iron Lady, 2011)’에서 늙고 병든 대처가 의사에게 하는 말이다. 영화에서 대처는 어릴 때 그녀의 아버지에게 들은 말이었다고 덧붙인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빚은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 머릿속 자기 혼자만의 생각이 결국 자신의 운명이 되는 것이다. 여러 고전에서 볼 수 있는 낯설지 않은 말인데, 다른 문화권이라도 이런 식견은 서로 통하게 마련이다. 생각과 말과 행동이 습관과 성격과 운명이 된다. 누구나 뻔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누구나 흔히 망각하는 일이다. 고매하고 난삽한 이론은 책장을 넘기면 얻을 수 있다. 흔히 망각하는 뻔한 사실을 반복해서 다시 떠올리기, 우리 교육의 또 하나 중요한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 이 시기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이 거듭 다짐을 두어야 하는 쪽은 후자일 것이다. 전국적 현상이 된지 오래지만,
인간의 마음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우리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쉽게 대답할 수 있다. 그러나 소유 여부가 아닌 마음에 대한 과학적 답변을 요구한다면 이 질문은 난해한 것으로 변한다. 미치오 카쿠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현대 뇌과학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마음의 미래’에 담아내고 있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마음을 뇌의 작용으로 바라본다. 이러한 시각에서 인간의 각 감정(분노, 기쁨 등)에 따른 뇌 뉴런구조의 변화 등을 비교적 쉬운 말로 설명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머지않은 미래에 뉴런 연결구조를 변화시킴으로써 지식획득과정을 매우 빠르게 할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처럼 말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인간 뇌 구조에 대한 분석으로 마음에 대해 이해도를 높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마음이 뇌 부위의 활성화 등으로 나타나는 물리적 현상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한편 인간의 마음이 어떤 고귀한 것이 아닌 물리적 현상이라고 했을 때 인간의 가치가 이전에 비해 낮아질 수도 있으나, 저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음을 분석하는 것도 결국 마음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간은
젊음은 질풍노도의 시기입니다. 사람들은 태어나서 삶을 마감하기까지 노심초사하며 힘들게 사는 시간이 많습니다. 모든 게 불확실한 젊은 시절은 더욱 고단한 법입니다. 그래서 인생 자체가 고행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쫓기듯 살다보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신비롭고 소중한 지를 망각한 채로 일생을 허비해 버립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들 삶의 소중함을 음미할 수 있는 재미있는 우주 영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영화 '그래비티(gravity)'입니다. 이 영화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2013년에 제작하였고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7개 부문을 석권한 작품입니다. 우리에게 낯익은 산드라 블록과 조지 클루니가 출연하였습니다. 주인공 라이언 스톤은 우주 비행사로 우주에서 두 명의 동료와 함께 허블 망원경 수리작업을 하던 중 폭발한 위성의 잔해 폭풍에 휘말립니다. 우주선은 난파되고 그녀와 동료 맷 코왈스키 두 명만 살아남습니다. 그들은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근처의 우주 정거장으로 이동해 가는데, 소유즈에서 나온 낙하산 줄에 다리가 꼬인 라이언 스톤과 그녀에 매달린 코왈스키, 코왈스키는 이러다간 둘 다 죽는다며 스스로 연결고리를 풀고 우주로 사라져갑니다. 이를 말리는 라이언
일일 코로나19 감염병 확진자 수가 몇십만 명씩 나오고 있다. 2년 전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20~30명씩 ‘무더기 감염(?)’이 나오고,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며 여러 언론에서 대서특필하던 것이 불과 며칠 전인 것처럼 느껴진다. 세월은 지났고, 오미크론 유행화와 위드 코로나(With Corona)가 시행되면서 사람들은 코로나19와 함께 생활 속에서 서서히 적응되기 시작했다. 대학교 캠퍼스도 예외는 아니다. 전면 대면 수업을 시행하는 학교가 늘기 시작하면서 캠퍼스에 다시금 활기가 돌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먼저 학생들이 비대면 수업에 익숙해지면서 학교생활 적응에 방황하고 있다. 코로나19 학번의 어느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은 학교를 처음 나왔고 대면 수업이 낯설다고 한다. 그동안 캠퍼스 갈 일이 없다 보니 어느 건물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수업 시간에 팀별 과제나 다른 학생들과 교류를 해본 경험이 없다 보니 친구도 없고 처음 접하는 대면 강의에 적응하는 게 힘들다는 것이다. 학교와 교수들이 수업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지난 2년여간의 코로나19
2012년 칸 영화제에서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아무르’는 사랑하는 아내가 갑작스런 질병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이 결국 그녀를 죽음으로 인도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신파적인 스토리다. 그러나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이 뻔한 이야기를 가지고 내러티브를 활용한 완벽에 가까운 형식미를 통해서 탁월한 드라마로 완성시켰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내러티브의 탁월함, 그 살 떨리는 완벽주의는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하네케 감독은 영화 ‘아무르’의 도입부에서 외출 후 열려 있는 문, 도둑에 대한 잡담, 한밤에 깨어 있는 아내, 건네지지 않는 양념통, 흘러넘치는 커피 물을 통해서 사소한 일상에서 극적인 문제로 향해가는 이야기 전개를 천의무봉의 솜씨로 스크린 위에 펼쳐 보인다. 그리고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를 이용해서는 아내의 뇌질환 발병을 일단 부정한 후 다시 제시하는, 이야기가 직선적인 순서로 나아가는 단순한 방식을 배신하는 연출을 통해서 ‘눈 위로 걸어간 자신의 발자국을 지우며 나아가듯이’ 이야기의 인위성을 가리면서 아내의 뇌 질환이 확인되는 극적인 순간을 스크린 위에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도래시킨다.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 대유행을 선포하였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 역시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서 3월 2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시행하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들 사이에서의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일종의 방역 조치로써 각종 행사 및 모임 자제, 외출 자제 등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수칙을 포함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코로나19와 같은 세계 대유행의 시기에는 개인 간의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고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한국 질병관리본부와 미국 질병통제센터는 코로나19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예방약이 나오기 전까지는 개인 상호 간의 철저한 거리두기가 코로나19를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국가의 문화 특성에 따라서 다른 양상을 나타낼 수 있다. 국가 문화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 이유는 개인과 국가라는 집단의 관계적 본질에 대한 신념이 다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문화란 조직 또는 집단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신념의 체계라고 볼 수 있으며, 구성원
20년 전 사춘기의 소년에게 ‘노팅힐’은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로맨스 영화로 다가왔다. 작중 세계적인 여배우인 주인공 ‘애너 스콧(줄리아 로버츠 분)’이 런던 인근의 노팅힐이라는 작은 마을을 지나다가 우연히 들린 서점의 주인 ‘윌리엄 태커(휴 그랜트 분)’와 사랑에 빠지는 ‘신데렐라’ 같은 러브스토리이다. 당대 최고의 스타인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가 주인공으로 나온 이 영화는 엘비스 코스텔로가 부른 ‘She’라는 OST로도 매우 유명하다. 주인공 윌리엄 태커가 길모퉁이를 돌다가 애너 스콧과 부딪혀 그녀에게 오렌지 주스를 쏟고 만다. 이에 윌리엄은 바로 앞에 있는 자기 집으로 그녀를 안내하여 씻고 옷을 갈아입도록 한다. 그 순간 애너는 그의 집에서 샤갈의 작품인 ‘신부’를 발견한다. 그녀는 윌리엄에게 “당신이 이 그림을 가지고 있다니 믿기지 않아요···당신도 샤갈을 좋아하나요?”라고 묻는다. 그러자 윌리엄은 “네, 무척이나요. 사랑은 그런 거죠··· 짙은 푸른 하늘을 떠다니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염소와 함께··· 이 염소가 없다면 그건 행복이 아니죠”라고 대답하였다. 이 짧은 공감 속에 싹트기 시작한 둘의 사랑은 이 영화의 결론이 해피엔딩임을 암시해준다
2022학년도 학생자치기구 총선거가 내일(11월 30일) 실시된다. 원칙대로라면 총학생회를 비롯한 16개 단위에서 차기 자치기구의 장을 두고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져야 한다. 그러나 지난 11월 15일 후보자 등록이 마감된 결과 인문국제대, 사범대, 음악공연예술대, 미술대는 입후보자가 없어 선거가 무산됐고 후보자가 등록된 단위에서조차 경선을 치르는 곳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 사회에서 벌이는 가장 큰 축제라고 한다. 그러나 ‘축제’를 맞이한 학생들의 여론은 냉담하기만 하다. 선거가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이들에게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절차적 요식행위로 전락한 지 오래이고, 무엇보다 학생자치의 효용성을 학생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때는 ‘총학생회장에 당선되면 차 한 대 뽑을 수 있다’는 풍문도 널리 퍼져있었다. 물론 현재에는 그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되지만, 모든 소문에는 그 집단에 대한 당대의 평가가 응축되어 있기 마련이다. 세월이 흘러 이러한 양상은 학생들이 수혜비 납부를 거부하는 것으로 변모했다. 등록금 납부 기간마다 우리학교 에브리타임 커뮤니티에는 “수혜비(학생회비)를 꼭 납부해야 하느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목전이다.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 범위 이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의 주도권을 2030세대, 일명 ‘MZ세대’가 잡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두 후보 모두 청년 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여러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청년 정책으로 연 2백만 원의 청년기본소득 지급 및 고용보험 수급 기준 개선, 기본 주택 1백만 호 중 일부를 청년들에게 우선 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윤석열 후보는 공정한 취업 환경 조성, 청년 자립 프로그램 및 지역특화형 ‘청년 도약 베이스캠프’ 설치, 취약 청년에게 ‘청년 도약 보장금’ 지급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들이 겨냥한 청년의 범주는 협소해 보인다. 지난 11월 18일 청년유니온,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참여연대 등이 참여한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을 열고 기성 정치권이 청년을 소비하는 방식을 비판했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정체성으로 다른 배경을 갖고 사는 청년 개개인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고 말하는 보수화는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진형익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는 “안정적인 삶의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절망하는 청년들의
정치권 필요에 따라 호출되는 MZ세대론‘세대’로 포괄될 수 없는 청년들은 어디에 나는 서른일곱 살, 1985년생이다. 대구 외곽 아파트에 살고 있고,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은 아직 25년이 남았다. 학창시절을 모두 대구에서 보내고 짧은 직장 생활 6개월을 제외하면 수도권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 비장애인 남성, 이성애자로 8년 전 결혼해 아내와 아이 둘을 키우며 살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유치원생 아이 하원 시간에 맞춰 퇴근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 이런 나와 대학교 1학년을 같은 세대로 분류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MZ세대’의 첫 등장은 아마도 마케팅에서였다. 기업은 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그에 맞춰 상품을 개발한다. 그 과정에서 MZ세대를 겨냥한 상품 판매가 시작됐고, 이에 소비자로서 시민은 반응한다. 도대체 1980년대생과 2000년대 초반생을 어떻게 하나로 묶을 수 있냐고 되묻겠지만, 상품을 파는 입장에서는 가능한 이야기다. MZ세대론이 유효한 것은 광고 시장 뿐이다. 컴퓨터와 친숙하고, SNS가 일상이 됐고, TV, 신문과 같은 전통적인 매체와는 거리가 있다. 소비자를 상정한 기업은 MZ세대라는 마케팅 전략이 먹히지 않으면 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