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덤프트럭을 주축으로 한 건설노조의 파업이 이틀째 지속되면서 건설현장의 공사 차질도 확대되고 있다.
17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건설기계 노조원들의 이틀째 상경투쟁으로 전국의 도로, 교량 공사와 신도시 부지조성공사 등 덤프트럭 수요가 많은 토목 현장의 공사 중단이 속출하고 있다.
국토부는 16일 저녁 8시 현재 국토부 소속.산하기관 공사현장 1천832개 중 444개 현장에서 작업거부가 이뤄졌고, 이중 53개 현장은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집계했다.
공사가 중단된 곳은 대부분 관급 도로공사와 판교신도시, 파주신도시, 김포한강신도시,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대규모 신도시로 덤프트럭과 굴착기 운행 중단에 따라 토사를 실어나르지 못하거나 터파기 공사를 멈춘 곳들이다.
아파트 등 건축현장은 건설회사들이 파업에 대비해 미리 확보해둔 자재 등을 이용해 대체 공정을 진행하며 파업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장마가 시작돼 파업 영향을 덜 받게 됐다"며 "파업이 더 이상 길어지지 않는다면 공사에 큰 차질은 없겠지만 일부 현장은 철근 등 자재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어 장기화될 경우 공사가 중단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GS건설도 덤프트럭 운행 중단 등으로 공사가 힘든 곳은 대부분 대체 공정으로 공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재고 소진이 임박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영종도 하늘도시와 일부 관급 도로 공사현장을 제외하고는 큰 차질은 없지만 파업이 주말까지 이어질 경우 추가로 공사 중단 현장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충청, 강원 등 일부 지방 아파트 현장에서는 덤프트럭, 굴착기 등 건설 장비와 철근, 석고보드 등 자재 반입이 끊기며 일손을 놓고 있는 현장이 늘고 있다.
건설업계는 건설노조가 상경투쟁을 끝내고 18일부터는 현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건설노조는 현장 복귀 후 별도 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지만 협상 상황에 따라 업무를 재개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레미콘 업계도 화물연대 파업이 5일째 지속되면서 운송 차질이 확대되고 있다.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성신양회 등 대형 시멘트 회사들은 파업 이후 벌크 시멘트 트레일러(BCT) 차량 확보가 불가능해지자 철도나 항만을 이용해 시멘트를 운반하고 있다. 하지만 운송률은 평상시의 60% 선으로 떨어졌다.
이 여파로 시멘트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충북 등 일부 중소 레미콘사들은 시멘트 재고가 소진되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계속되고, 레미콘 공장이 멈출 경우 레미콘사들의 피해는 물론 가뜩이나 철근 등 자재와 중장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 공사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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