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세계 경제는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제8차 아셈(ASEM) 재무장관회의에 참석, 환영사를 통해 "세계경제는 지난 10년간의 호황을 뒤로 하고 어려운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로 이어져 세계경제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유가, 식량,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고,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식량위기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라마다 처한 구체적 상황은 다르겠으나 당면한 전 세계적인 위난(危難)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국제적 정책협조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공통의 대외불안 요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특별히 역내 경제.금융협력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이런 역내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다른 지역에 대한 차별로 나타나서는 안된다"고 전제한 뒤 "지역협력체간 상호이해와 협력을 증진하는 보다 개방된 자세, `열린 지역주의'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도약을 위해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경제발전 시스템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며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소개한 뒤 ▲규제완화 ▲법인세 등 세금 인하 ▲산업단지 조성기간 단축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FTA(자유무역협정) 확대 등을 통해 대외개방을 적극 추진하고 경제협력을 강화하겠다"면서 "한미 FTA는 지금 양국 의회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고, EU(유럽연합) 등 5개국과는 빠른 시일내에 FTA 타결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한국 국민을 대신해 싸이클론과 지진으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고 있는 미얀마와 중국 국민께 위로를 드린다"고 전한 뒤 "이틀전 일본에서도 지진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면서 "기후변화는 전지구적 문제로, 무엇보다 모두의 절제와 국제사회의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밖에 `마음만 있으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웃처럼 가깝게 느낄 수 있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천리비린(千里比隣)'을 언급하며 "아시아와 유럽은 비록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이해와 협력을 폭의 넓힌다면 누구보다 더 가까운 이웃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