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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타임머신] 30년 전 대학생들의 주거환경은 어땠을까

 

※ 과거에 발행된 <계명대신문>의 뉴스를 짚어보는 '뉴스 타임머신'이 고정란이 새롭게 연재됩니다.

 

지난 2016년 대구시가 대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7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거실태 조사를 살펴보면, 원룸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약 30%(212명)로 집계됐다. 이 중 약 54%는 매달 30만원에서 40만원에 이르는 월세를 지불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약 94%는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거나 임대인에게 시설 수리를 요청했음에도 거절당하는 등 대학생 임차인의 권리 침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에는 어땠을까?

 

<계명대신문> (’90년 9월 11일자)에 실린 ‘지방학생 주거환경 실태’ 기사는 90년대 초반 대학생들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짐작케 한다. 많은 대학생이 기숙사나 원룸에서 자취하는 현재와는 달리 당시에는 하숙집에서 생활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되나, 이 시기를 기점으로 하숙생 수는 점차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비싼 임대료와 열악한 생활 환경 문제는 현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그 정도가 과거에는 훨씬 심각했다. 주로 월세로 임차료를 지불하는 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사글세(대략 10개월치 월세를 일시불로 지급하는 방식)가 대부분이었는데, 1990년 대명동 하숙집은 2~3평 남짓한 방 한 칸이 사글세로 약 70~80만원 대의 시세가 형성되어 있었다. 하숙집은 낡고 오래된 한옥이 많아 방에 습기가 차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모양이다. 이밖에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고 연탄 난방 방식을 사용하는 하숙집이 많았기에 일산화탄소에 중독될 위험도 감수해야 하는 환경이었다.

 

자취방 생활은 현재와 비교하면 조금 특이한 부분이 있는데,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전기나 수도를 사용할 때 임대인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자취생들이 몹시 피곤해했다는 서술이 등장한다. 전기료와 수도세를 임차인이 지불하는 현재와는 달리 당시에는 사글세에 이들 비용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대학생들의 반응이 긍정적일 리 만무하다. 하숙집에서 생활하던 윤명재(당시 경영학‧3) 씨는 “하숙비가 턱없이 비싸고 빨래하는 것이 가장 귀찮다”며 어려움을 호소했고, 자취 생활을 하던 안은기(당시 산업공학‧1) 씨는 “밥을 제때 차려먹지 못해 위장을 다 버렸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심지어 연평균 20~30%까지 치솟는 물가 탓에 생활고를 겪는 대학생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기사는 끝으로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이 다수를 차지하는 우리학교 상황을 볼 때 학교 당국은 성서로 학부를 이전하기 전까지만이라도 대명동 식당시설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 학교 측에서도 주위 환경개선, 지역발전까지 신경 써야 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대학의 사회적 책임과 지역사회와의 연대가 어느 시기보다 강하게 요구되는 요즘, 30년 전 기사가 주는 울림은 아직도 유효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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