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은 질풍노도의 시기입니다. 사람들은 태어나서 삶을 마감하기까지 노심초사하며 힘들게 사는 시간이 많습니다. 모든 게 불확실한 젊은 시절은 더욱 고단한 법입니다. 그래서 인생 자체가 고행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쫓기듯 살다보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신비롭고 소중한 지를 망각한 채로 일생을 허비해 버립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들 삶의 소중함을 음미할 수 있는 재미있는 우주 영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영화 '그래비티(gravity)'입니다. 이 영화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2013년에 제작하였고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7개 부문을 석권한 작품입니다. 우리에게 낯익은 산드라 블록과 조지 클루니가 출연하였습니다. 주인공 라이언 스톤은 우주 비행사로 우주에서 두 명의 동료와 함께 허블 망원경 수리작업을 하던 중 폭발한 위성의 잔해 폭풍에 휘말립니다. 우주선은 난파되고 그녀와 동료 맷 코왈스키 두 명만 살아남습니다. 그들은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근처의 우주 정거장으로 이동해 가는데, 소유즈에서 나온 낙하산 줄에 다리가 꼬인 라이언 스톤과 그녀에 매달린 코왈스키, 코왈스키는 이러다간 둘 다 죽는다며 스스로 연결고리를 풀고 우주로 사라져갑니다. 이를 말리는 라이언
일일 코로나19 감염병 확진자 수가 몇십만 명씩 나오고 있다. 2년 전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20~30명씩 ‘무더기 감염(?)’이 나오고,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며 여러 언론에서 대서특필하던 것이 불과 며칠 전인 것처럼 느껴진다. 세월은 지났고, 오미크론 유행화와 위드 코로나(With Corona)가 시행되면서 사람들은 코로나19와 함께 생활 속에서 서서히 적응되기 시작했다. 대학교 캠퍼스도 예외는 아니다. 전면 대면 수업을 시행하는 학교가 늘기 시작하면서 캠퍼스에 다시금 활기가 돌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먼저 학생들이 비대면 수업에 익숙해지면서 학교생활 적응에 방황하고 있다. 코로나19 학번의 어느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은 학교를 처음 나왔고 대면 수업이 낯설다고 한다. 그동안 캠퍼스 갈 일이 없다 보니 어느 건물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수업 시간에 팀별 과제나 다른 학생들과 교류를 해본 경험이 없다 보니 친구도 없고 처음 접하는 대면 강의에 적응하는 게 힘들다는 것이다. 학교와 교수들이 수업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지난 2년여간의 코로나19
2012년 칸 영화제에서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아무르’는 사랑하는 아내가 갑작스런 질병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이 결국 그녀를 죽음으로 인도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신파적인 스토리다. 그러나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이 뻔한 이야기를 가지고 내러티브를 활용한 완벽에 가까운 형식미를 통해서 탁월한 드라마로 완성시켰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내러티브의 탁월함, 그 살 떨리는 완벽주의는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하네케 감독은 영화 ‘아무르’의 도입부에서 외출 후 열려 있는 문, 도둑에 대한 잡담, 한밤에 깨어 있는 아내, 건네지지 않는 양념통, 흘러넘치는 커피 물을 통해서 사소한 일상에서 극적인 문제로 향해가는 이야기 전개를 천의무봉의 솜씨로 스크린 위에 펼쳐 보인다. 그리고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를 이용해서는 아내의 뇌질환 발병을 일단 부정한 후 다시 제시하는, 이야기가 직선적인 순서로 나아가는 단순한 방식을 배신하는 연출을 통해서 ‘눈 위로 걸어간 자신의 발자국을 지우며 나아가듯이’ 이야기의 인위성을 가리면서 아내의 뇌 질환이 확인되는 극적인 순간을 스크린 위에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도래시킨다.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 대유행을 선포하였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 역시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서 3월 2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시행하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들 사이에서의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일종의 방역 조치로써 각종 행사 및 모임 자제, 외출 자제 등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수칙을 포함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코로나19와 같은 세계 대유행의 시기에는 개인 간의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고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한국 질병관리본부와 미국 질병통제센터는 코로나19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예방약이 나오기 전까지는 개인 상호 간의 철저한 거리두기가 코로나19를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국가의 문화 특성에 따라서 다른 양상을 나타낼 수 있다. 국가 문화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 이유는 개인과 국가라는 집단의 관계적 본질에 대한 신념이 다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문화란 조직 또는 집단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신념의 체계라고 볼 수 있으며, 구성원
20년 전 사춘기의 소년에게 ‘노팅힐’은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로맨스 영화로 다가왔다. 작중 세계적인 여배우인 주인공 ‘애너 스콧(줄리아 로버츠 분)’이 런던 인근의 노팅힐이라는 작은 마을을 지나다가 우연히 들린 서점의 주인 ‘윌리엄 태커(휴 그랜트 분)’와 사랑에 빠지는 ‘신데렐라’ 같은 러브스토리이다. 당대 최고의 스타인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가 주인공으로 나온 이 영화는 엘비스 코스텔로가 부른 ‘She’라는 OST로도 매우 유명하다. 주인공 윌리엄 태커가 길모퉁이를 돌다가 애너 스콧과 부딪혀 그녀에게 오렌지 주스를 쏟고 만다. 이에 윌리엄은 바로 앞에 있는 자기 집으로 그녀를 안내하여 씻고 옷을 갈아입도록 한다. 그 순간 애너는 그의 집에서 샤갈의 작품인 ‘신부’를 발견한다. 그녀는 윌리엄에게 “당신이 이 그림을 가지고 있다니 믿기지 않아요···당신도 샤갈을 좋아하나요?”라고 묻는다. 그러자 윌리엄은 “네, 무척이나요. 사랑은 그런 거죠··· 짙은 푸른 하늘을 떠다니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염소와 함께··· 이 염소가 없다면 그건 행복이 아니죠”라고 대답하였다. 이 짧은 공감 속에 싹트기 시작한 둘의 사랑은 이 영화의 결론이 해피엔딩임을 암시해준다
2022학년도 학생자치기구 총선거가 내일(11월 30일) 실시된다. 원칙대로라면 총학생회를 비롯한 16개 단위에서 차기 자치기구의 장을 두고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져야 한다. 그러나 지난 11월 15일 후보자 등록이 마감된 결과 인문국제대, 사범대, 음악공연예술대, 미술대는 입후보자가 없어 선거가 무산됐고 후보자가 등록된 단위에서조차 경선을 치르는 곳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 사회에서 벌이는 가장 큰 축제라고 한다. 그러나 ‘축제’를 맞이한 학생들의 여론은 냉담하기만 하다. 선거가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이들에게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절차적 요식행위로 전락한 지 오래이고, 무엇보다 학생자치의 효용성을 학생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때는 ‘총학생회장에 당선되면 차 한 대 뽑을 수 있다’는 풍문도 널리 퍼져있었다. 물론 현재에는 그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되지만, 모든 소문에는 그 집단에 대한 당대의 평가가 응축되어 있기 마련이다. 세월이 흘러 이러한 양상은 학생들이 수혜비 납부를 거부하는 것으로 변모했다. 등록금 납부 기간마다 우리학교 에브리타임 커뮤니티에는 “수혜비(학생회비)를 꼭 납부해야 하느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목전이다.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 범위 이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의 주도권을 2030세대, 일명 ‘MZ세대’가 잡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두 후보 모두 청년 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여러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청년 정책으로 연 2백만 원의 청년기본소득 지급 및 고용보험 수급 기준 개선, 기본 주택 1백만 호 중 일부를 청년들에게 우선 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윤석열 후보는 공정한 취업 환경 조성, 청년 자립 프로그램 및 지역특화형 ‘청년 도약 베이스캠프’ 설치, 취약 청년에게 ‘청년 도약 보장금’ 지급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들이 겨냥한 청년의 범주는 협소해 보인다. 지난 11월 18일 청년유니온,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참여연대 등이 참여한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을 열고 기성 정치권이 청년을 소비하는 방식을 비판했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정체성으로 다른 배경을 갖고 사는 청년 개개인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고 말하는 보수화는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진형익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는 “안정적인 삶의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절망하는 청년들의
정치권 필요에 따라 호출되는 MZ세대론‘세대’로 포괄될 수 없는 청년들은 어디에 나는 서른일곱 살, 1985년생이다. 대구 외곽 아파트에 살고 있고,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은 아직 25년이 남았다. 학창시절을 모두 대구에서 보내고 짧은 직장 생활 6개월을 제외하면 수도권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 비장애인 남성, 이성애자로 8년 전 결혼해 아내와 아이 둘을 키우며 살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유치원생 아이 하원 시간에 맞춰 퇴근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 이런 나와 대학교 1학년을 같은 세대로 분류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MZ세대’의 첫 등장은 아마도 마케팅에서였다. 기업은 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그에 맞춰 상품을 개발한다. 그 과정에서 MZ세대를 겨냥한 상품 판매가 시작됐고, 이에 소비자로서 시민은 반응한다. 도대체 1980년대생과 2000년대 초반생을 어떻게 하나로 묶을 수 있냐고 되묻겠지만, 상품을 파는 입장에서는 가능한 이야기다. MZ세대론이 유효한 것은 광고 시장 뿐이다. 컴퓨터와 친숙하고, SNS가 일상이 됐고, TV, 신문과 같은 전통적인 매체와는 거리가 있다. 소비자를 상정한 기업은 MZ세대라는 마케팅 전략이 먹히지 않으면 이내
최근 노키즈존에 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내가 SNS에서 본 이야기에 따르면, 어느 부모가 아이와 함께 SNS에서 유명한 카페에 방문했는데 카페 측이 노키즈존이라고 알려왔다. 하지만 뒤늦게 노키즈존임을 알린 상황이고 손님이 적었기에 1시간만 이용한다는 조건으로 야외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나는 황당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아이와 판매하는 음식을 골라담고 사진을 찍는 것은 괜찮지만, 아이와 함께 안에서 먹지는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부모와 아이는 카페 안에 손님이 별로 없었기에 겨우 한 시간 동안 야외 테이블을 이용할 수 있었고, 하마터면 매장에서 쫓겨날 뻔했다. 긍정적 홍보 효과와 금전적 이득은 얻고 싶지만, 아이들이 통제가 어렵고 시끄럽다는 이유로 몇몇 식당들이 노키즈존을 고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계속해서 저출산 극복을 위해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출산 후엔 어른들이 세운 노키즈존이라는 벽 앞에 아이들의 동심과 자유가 멈춰선다. 우리는 누구나 어린시절을 겪고, 지금의 어른이 되었다. 그럼에도 어른들은 아이들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편의만을 생각하고 있다. 이처럼 아이가 멸시받는 세상이라면 어른 또한
기후 위기로 인한 피해가 자연을 넘어 인간에게까지 도달하고 있다. 그에 따라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부쩍 늘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지구생태학과 생물지리학 연구팀이 지난 11월 12일에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물고기와 갑각류, 오징어와 같은 연체동물 등 236종 해양생물의 서식지를 분석한 결과 지중해 일대에서 생물들이 평균 55m 가량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또한 연구팀은 논문에서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아마존에 서식하는 새들의 몸집이 작아지면서 날개가 점점 길어지고 있다며 기후 위기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지구 온난화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지구 온난화는 어느날 갑작스럽게 진행된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천천히 진행되어왔다. 오늘날과 같이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기 이전에는 사람들이 환경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을까. ’97년 11월 17일 <계명대신문>에 실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1인당 30g 감소 효과’ 기사는 환경보호를 위해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에 나선 우리학교 구성원들을 다뤘다. 기사는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바우어관, 인문관, 자연관 학생식당에
오늘부터 새로운 방역 체계가 시행된다. ‘단계적 일상회복’이다. 일부 예외가 있지만 모든 시설의 상시 영업이 가능하고, 사적 모임은 10명까지, 행사의 경우 100명까지 모일 수 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된 지 어느덧 2년째다. 누구나 알고 있고 흔히들 하는 말이지만, 인간의 삶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코로나19가 초래한 피해는 개인과 사회에 걸쳐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고도 깊지만, 교육 분야의 피해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 유독 심각하다. 회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개인의 인지 여부와 별도로 피해는 지속될 것이다. 학교 문을 닫는 것은 어느 시대나 극히 중대한 의미를 갖는 일이다. 더욱이, 질병으로 학교 문을 닫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대부분의 교사 및 교수, 학생에게 강제된 비대면 수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하였느냐에 대해서는 앞으로 여러 연구가 제출되겠지만, 하나 분명한 점은 교원과 학생들 모두 비대면 수업의 한계를 절감했다는 점이다. 우리 대학에도 기왕에 다수의 온라인 수업이 있었지만 그 존립의 바탕은 대면수업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다행히 우리 대학은 이번 학기 시작부터 대면수업 위주의 학사운영을 하고 있다. 많은 준비와 노
80년 5월의 광주는 쓸쓸했다. 하지만 비겁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비겁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립되었던 것이다. 국가에 의한 무자비한 고문과 살인, 납치가 횡행하던 그 시절, 권력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불의 앞에 침묵해야 했던 어둠의 시대에 불을 밝힌 것은 다름 아닌 광주시민들이었다. 민주주의와 인권이 참혹하게 유린당하는 현실 속에서 모두가 광주를 외면한 그때, ‘폭도’라는 누명을 쓰면서까지 광주시민들은 꿋꿋하게 저항했다. 이윽고 수백 명의 무고한 시민이 계엄군에 목숨을 잃었다. “광주는 그럴 수 없다”고 했다. 80년 5월의 기록이 아니다. 지난 10월 26일 문재인정부가 노태우 씨의 국가장을 결정하자 광주시청과 광주시의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입장이다. 광주시는 노태우 씨 사망을 기리기 위한 조기 게양과 분향소 설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5.18 광주 학살의 공범인 그는 끝까지 진실한 사과를 하지 않았고, 그날의 진실을 함구한 채 눈을 감았기 때문이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도 노태우 씨의 국가장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고, 광주에 지역구를 둔 여당 의원 7명 또한 국가장 반대를 분명히 했다. 광주 학살에 대한 진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