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은 재위 중 황룡사 9층목탑, 분황사석탑, 첨성대 등 세 개의 건축물을 지었다. 이 중에서 분황사석탑은 우리나라 석탑의 가장 초기 작품으로 한국 불교미술사에 남을 건조물로 유명하지만, 이 탑에 봉안된 사리장치 중에는 선덕여왕 개인의 유물이 포함돼 있어 더욱 주목을 끈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
구례 화엄사 각황전 뒤쪽으로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섬진강 푸른 줄기가 한 눈에 들어오고 동백나무 숲이 아름다운 곳에 효대가 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8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4사자3층석탑이 있다. 나는 대학 2학년 여름방학 때 지리산 종주 등반 중 화엄사에서 하룻밤을 지낸 적이 있는데, 그 때 이 탑을 처…
경주에서 추령고개를 넘어 감포로 가다보면 바다가 아련히 보이는 벌판에 덩그러니 서있는 두 기의 탑이 보인다. 항상 몇 명의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는 그곳이 바로 감은사지이고 그 두 기의 탑이 감은사지 3층석탑이다. 이 탑은 역사적 중요성과 더불어 조형미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하지만 호국정신과 신문…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개막식은 중국이 세계 최초의 과학적 발명품이라고 자랑하는 종이, 인쇄술, 화약, 나침반을 주제로 60억 지구인에게 펼쳐 보이면서 시작되었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세계 최초의 인쇄술 발명국은 우리나라이다. 인쇄술은 금속활자인쇄술과 목판인쇄술로 나누는데…
우리는 때때로 여행을 한다. 여행길에서 산사를 찾고 여기서 크거나 작은, 혹은 소박하거나 우아한 탑을 만난다. 진지한 얼굴로 합장을 하고 탑 주위를 도는 사람들도 만난다. 절집이 다 비슷하듯이 탑들도 다 닮아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은 합장을 하고 탑돌이 하는 모습에는 별 다른 관심없이 기념사진 하나 찍…
1903년 미국 밀워키. 21세의 윌리엄 할리는 자전거 공장 직공이었고, 20세의 아서 데이비슨은 철강회사 노동자였다. 이들은 틈이 나는 대로 허름한 창고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었다. 자전거를 보다 편하게 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두 청년은 ‘사이클’에다 ‘모터’를 달기로 했고, 4년 뒤 ‘할리데이…
10,000번을 친 사람의 북소리와 10,001번을 친 사람의 북소리는 다르다고 한다. 연습이 완전함을 만든다는 경구를 되새기게 하는 무서운 말이다. 화가 앙리 마티스는 20세가 되기까지 예술의 ‘예’ 자도 모르는 법률학도였다. 22세때, 마티스는 돌연 화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뒤 파리로 갔다. 미술학교에서…
버지니아 울프를 읽은 사람도, 읽지 않은 사람도 그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이름이 주는 묘한 감성적 분위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수를 담은 모습 때문일까? 영국 사람들은 그녀를 문학의 천재로 여기고 있다. 중력을 발견한 것과 같이 ‘의식의 흐름’이라는 문학적 양식을 탄생시키고 완성한 작가라는 것이…
브람스 시대에 브루크너라는 음악가도 있었다. 작곡도 하면서 피아노도 연주했던 두 사람은 평소 사이가 몹시 좋지 않았다. 어느 날 한 귀족이 브람스와 브루크너를 좋은 식당으로 초대했다. 잠시 어색한 시간이 흐르고, 종업원이 메뉴를 가져오자 귀족이 먼저 주문을 했다. “나는 소금에 절인 양배추를 곁들인…
선정 20세기의 인물, 지 선정 최고 비즈니스 우먼, 지 선정 세계 10대 여성 1위, 지 선정 미국인이 존경하는 인물 3위 그리고 세계 지도자상, 에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명사 1위로 선정, MC, 모델, 방송국 CEO로 선정된 여자. 이쯤하면 그녀가 누구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오프라 윈프리다. 미…
흑인 인권 운동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마틴 루터 킹 목사는 1929년 침례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15세때 마틴은 애틀란타에 있는 흑인 학교 모어하우스칼리지에 들어가 법학과 의학 중 어느 것을 전공할까 갈등하다 목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26세가 되던 해, 그는 보스턴대학교 신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취…
영화 ‘필라델피아’에서 톰 행크스는 변호사로 나온다. 그는 에이즈에 걸렸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뒤 처절한 가슴을 안고 움베르토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에 나오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를 듣는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팀 로빈스는 장기수로 나온다. 어느 날 그는 감옥 안에서 낡은 전축을 발…
목이 긴 사람들, 우수에 차 있는 듯한 표정, 그리고 초점 없는 눈동자. 이쯤 말하면 그림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이라면 그것이 화가 모딜리아니의 초상화를 가리키리라 짐작할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모딜리아니는 어린 시절 늑막염과 티푸스를 앓은 뒤 정규 교육을 포기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커다란 예술가들이 흔히 그랬던 것처럼, 폴 고갱도 애초부터 그림으로 성장하지는 않았다. 17세가 된 1875년부터 6년 동안 화물선을 탔던 고갱은 23세 때 파리의 한 증권회사에 취직했다. 거기에서 미술품 소장가를 알게 되면서 그림과 가까워질 수 있었다. 동료 직원과 화실에 다니며 습작을 하던 그는 28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