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2.2℃
  • 맑음강릉 18.0℃
  • 맑음서울 22.1℃
  • 구름조금대전 23.9℃
  • 구름많음대구 22.1℃
  • 구름많음울산 14.5℃
  • 구름많음광주 22.1℃
  • 구름많음부산 15.7℃
  • 구름많음고창 17.5℃
  • 흐림제주 18.1℃
  • 맑음강화 20.1℃
  • 구름조금보은 22.5℃
  • 구름많음금산 22.3℃
  • 구름많음강진군 18.1℃
  • 구름많음경주시 17.1℃
  • 구름많음거제 15.6℃
기상청 제공

나는 단지 속의 뇌에 불과하다

URL복사
늦은 밤, 나는 한 친구의 전화를 받는다. 괴한들에 의해 어떤 병원으로 끌려간 아들을 구하러 같이 가달라는 것이다. 병원에 도착하여 창문 틈으로 안을 들여다보니 몇 명의 의사들이 수술대 위에 놓인 아들의 뇌에 전선을 연결하고는 단지 속에 그 뇌를 넣는다. 한 의사와 눈이 마주친 나도 수술실로 끌려들어 간다. 그 의사는 “우리가 당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아나요?”라고 묻는다. “혹시 내게도 뇌수술을 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요?”라고 답하자, 그는 껄껄껄 웃으면서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의 뇌는 이미 저쪽의 단지 안에 있거든요. 당신이 오늘 경험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전기 자극에 의한 것이죠.”라고 말한다. 이것은 펜필드의 ‘단지 속의 뇌’라고 알려진 역설로서, 여기에서 ‘나’는 단지 속에 담긴 뇌에 불과하며, 나의 일상적인 경험은 그 뇌에 가해진 전기 자극에 불과하다. [이 내용은 영화 <매트릭스>(1999)에서 평범한 삶을 살던 주인공 네오가 자신의 삶이 컴퓨터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공간에서의 거짓된 삶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진정한 삶을 찾기 위해 싸우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우리는 종종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런 불확실성은 우리가 현실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이 꿈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유발한다. 중국의 장자(BC 4세기)는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즐겁게 노닐다가 깨어나서는 사람이 나비가 된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사람이 된 꿈을 꾸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데카르트(1596~1650)는 확실한 지식의 근거를 찾기 위해 우리를 한 번이라도 기만했던 것들을 제거해 나가다가 마침내는 우리의 신체와 외부세계가 모두 전능한 악마가 만들어 낸 환상일지도 모른다고까지 의심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믿고 살아온 모든 삶이 허구에 불과하다면 진정한 앎이라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내가 지금 꿈을 꾸거나 악마에 의해 조종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는가?




[1178호 사설] 중독을 좋아하세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소설 제목을 패러디해 여러분께 던진다. 코로나19와 더불어 살기 시작한 지난 1년이 지나고 새롭게 맞이한 신학기에 이렇게 묻는 것이 뜬금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 번씩 세상을 약간만 삐딱하게 바라보면 이제까지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가 보이진 않을까? 노자의 도경 1장에 道可道 非常道라는 문구가 있다. “도가 말해질 수 있으면 진정한 도가 아니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 주위에는 참 많은 사람이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정치가, 기업가, 의료인, 학자들은 마치 자신만이 이 나라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 주장하고 반 시민도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자신이 마치 전문가인 양 주장하면서 다른 이의 견해를 무시하곤 한다. 고용인은 자신이 부리는 사람이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근로자를 선호하고, 피고용인은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는다는 의미로 노동자를 선호한다. 같은 사람인데 마치 다른 사람인 양 근로자와 노동자를 외친다.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바라보면서. 존재 자체가 의문시되기도 하는 노자가 우리 시대에 나타난다면 앞서 주장하는 사람들이 도를 따르고 있다고 인정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