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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납주의자 칠면조의 판단은 성급했다

우리 지식의 대부분은 과학적 지식이며, 과학적 지식은 개별적인 관찰과 실험을 반복함으로써 보편적인 법칙과 이론을 이끌어내는 귀납적인 지식이다. 소박 귀납주의자는 아래 조건들이 충족된다면, 개별적인 관찰들로부터 일반화된 결론의 도출이 정당화된다고 주장한다.

1) 일반화의 토대를 이루는 관찰의 수가 많아야 한다. 2) 관찰은 다수의 지역이나 환경 등의 다양한 조건하에서 반복되어야 한다. 3) 어떤 새로운 관찰도 기존에 도출된 보편적인 법칙과 상충해서는 안 된다. 1)과 2)는 얼마나 ‘많은 수의 관찰’이고 또한 얼마나 ‘다양한 조건들’인지가 모호하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기도 한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철학자 러셀(1872-1970)은 특히 조건 3)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새로운 집으로 팔려간 귀납주의자 칠면조는 비와 눈이 오고 바람이 불어도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9시면 주인이 먹이를 준다는 사실을 3년여 동안 관찰하고는 ‘주인은 아침 9시에 먹이를 준다’는 결론을 내린다. 3년이라면 제법 오랜 기간의 관찰이고 또한 눈이나 비가 오는 등은 제법 다양한 조건이다.

그러나 칠면조가 결론을 내린 날이 바로 크리스마스 이브였고, 주인은 먹이를 주는 대신 칠면조를 요리하고 말았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우리가 별다른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과학적 지식이 조건 1)과 2)를 충족시킨다 하더라도 도출된 결론과 상충되는 새로운 사실이 발견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까마귀의 수가 1,000마리라는 다른 사례를 들어보자. 세계 구석구석을 뒤져서 999마리의 까마귀를 관찰했다면, 우리는 ‘까마귀는 까맣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나중에 발견된 1,000번째 까마귀가 검은색이 아니라 분홍색일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는다. 마지막 까마귀를 관찰하기 전까지 우리의 결론은 잠정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