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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벗어 남은 발전을 의미한다

그간 7회에 걸쳐 철학 분야에서 제기되었던 역설의 내용을 살펴보았다. 역설을 소개함으로써 내가 의도했던 것은 독자들의 ‘혼돈’과 ‘사색’이었다. 역설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수용하는 전제로부터 출발하지만 결국 ‘상식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결론을 도출한다. 따라서 독자들이 일차적으로는 혼돈에 빠지고 이차적으로는 그곳에서 벗어나려는 사색을 하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우리는 종종 일반적인 상식이나 개인적인 신념에 위배되는 것을 회피하거나 거부하는 태도를 취한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안정을 추구하므로 상식을 뒤흔드는 역설로 인해 야기되는 혼돈을 거부하고 안락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문제의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사실상 이것은 발전을 거부하고 제자리에 안주하는 것이다. 역설은 철학, 수학, 물리 등의 학문분야는 물론이고 일상생활에서도 제기되며, 그런 것을 모두 거부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것은 주어진 문제를 철저히 탐구하고 반박해보려는 사색의 과정이며,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삶을 보다 충실하고 값지게 만들 수 있다.

상식이 항상 옳지만은 않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면, 상식을 벗어나는 주장을 아무런 사색 없이 거부해서는 안 된다. 옳지 않은 것을 고집스럽게 유지하는 것보다 참된 것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더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태도이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대학 본연의 임무가 달라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대학은 여전히 진리의 보고(寶庫)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에 매달리기 보다는 멀리 있음에도 훨씬 값진 진리를 추구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바로 대학이기 때문이다. 가장 소중한 것이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것을 취하려 하지 않는 것은 아마도 역설의 늪에 빠져 안주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