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들은 지금이 네트워크 시대라고 말한다. 인맥을 자산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내가 왜 괜찮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을 그렇게 생각하였는지 곰곰이 돌이켜보면 예상치도 못한 순간에 그들은 내게 감동을 주곤 했다. 그들의 마음을 담은 편지 한 통에, 힘들 때 내밀어 준 따스한 손에, 진심을 담은 사과 한 마디에 나는 그 사람에 대해 호감을 가지게 됐고 관계의 끈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느낀 것이다. 소중한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 또는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 생각보다 그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때론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고민만 열심히 하다가 타이밍을 놓칠 때가 대다수이다. 우리는 아직 만난 사람보다 만나게 될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마음을 전하는 것 또한 연습해야 한다.한 가지 명심해야 할 사실은 마음을 전하는 일에는 반드시 돌덩이 하나가 딸려 가서 마음과 함께 상대의 가슴에 얹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상대의 가슴 속에 돌덩이가 들어갈 공간은 충분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공간이 충분하다면 돌덩이는 그 안에서 부드러운 흙이 되어 꽃을 피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돌덩이는 어정쩡하게 놓여
최근 디즈니 신작 ‘주토피아’를 애니과 친구와 함께 봤다. 주토피아는 디즈니에 대한 기대치 이상의 재미를 선사했다. 우선 화려한 영상미에 압도되었고 각 동물의 특징을 살려 의인화한 부분에서 감탄했다. 이 중 제일 좋았던 것은 바로 스토리다. Zootopia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동물들의 유토피아가 바로 주토피아라는 도시다. 모든 동물이 차별 없이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 하지만 이곳에서조차 은근한 편견과 화합의 한계가 분명히 나타나고 있어 결코 어린이들만의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이 영화는 여러 가지 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인종차별과 성차별 그리고 다수의 약자, 소수의 강자로 이뤄진 피라미드적 사회구조,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역차별을 꼬집고 있다. 가장 표면에 나타나는 것이 종 간의 차별인데 “세상이 여우를 믿지 못할 교활한 짐승으로 본다면, 굳이 다르게 보이려고 애쓰지 말자.”라는 닉의 자조적인 대사 하나로 그가 겪은 차별을 짐작할 수 있다. 주디 역시 ‘어떻게 약자(토끼)가 경찰이 되냐’는 비웃음을 정면으로 맞았다. 이 영화의 삽입곡은 ‘Try everything’이다. Anyone can be anything, 최선을 다해 모든 것을
현재 애플과 미 연방수사국(이하 FBI)이 펼치고 있는 팽팽한 신경전에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다. 이 대결은 지난 2월 16일 FBI가 ‘애플’사에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살인범의 아이폰을 잠금장치 해제할 수 있도록 보안장치 우회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제공하라는 요청을 보냈지만 애플이 이를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공식 웹사이트에 “미국 정부가 고객의 보안을 위협할 수 있는 요구를 해왔는데, 앞으로 다른 사건에도 적용되는 선례가 될 수 있는 이런 명령을 거부한다.”며 국가 안보를 위해 개인 사생활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미국 주요 IT 기업들도 경쟁업체인 애플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최근 국내에도 비슷한 논란이 발생해 팽팽한 여론전이 벌어졌다. 지난달 23일 국회의장이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하면서 테러방지법 저지 필리버스터가 국회에서 1백92시간 26분간 세계 최장 시간 진행됐다. 38명의 의원들이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으로 평균 다섯 시간 넘게 반대 발언을 이어갔다. 국민들 또한 이러한 노력에 힘을 실어 의원들에게 전할 발언들을
2016년 신학기가 시작되었다. 신입생들의 입학을 마중하는 듯 캠퍼스에 봄내음이 가득하다. 개강 첫날 만난 신입생들의 모습이 밝고 활기차다. 대학생활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느낄 수 있었다. 늦었지만 대학 진학을 위해 온갖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은 신입생들에게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런데 한번 물어보자. 대학은 그들의 학문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대신할만한 곳인가? 대학은 진정 무엇을 하는 곳인가? 한마디로 대학은 학문을 연구하고 자유하는 곳이다. 학문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거나, 알려진 사실이라도 그것을 새롭게 해석하거나, 기존의 해석에 새로운 의견이나 관점을 제시하는 것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일이다. 이 학문은 오직 자유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그럴 때 대학은 학문(이론)과 자유(실천)의 구체적인 실행 공간이다. 지금 여기, 대학의 모습은 과연 그런가? 대학의 자본화, 상업화, 부패화, 비리화, 불법화로 대학의 본질인 학문의 왜곡과 자유의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대학의 공공적 기능과 역할이 시장으로 넘어간 것은 아닌지, 고비용 인재양성기관인 대학이 기업화된 ‘테마파크’, ‘글로벌한 관료제적 경영체’
COMpass K는 우리학교의 학생역량진단 프로그램이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들어봤지? COMpass K 점수가 높으면 대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관리하는 데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니? 국외봉사나 교내프로그램 합격자에 먼저 선발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K-STAR인증을 통해 장학금도 받을 수 있어. 지금부터 COMpass K 점수를 등록하는 방법을 알려줄게.COMpass K는 목표관리, 전공, 국제화, IT, 봉사, 창의, 진로/취업 역량으로 나뉘어있어. 각각의 역량과 관련된 활동을 하며 점수를 획득할 수 있지. 그 방법이 궁금하다고? 성적평가, 국내외 인턴십, 프로젝트과목, 국내외 교환학생, 학생지원팀 국외봉사활동 등 교내 활동은 따로 등록하지 않아도 전산 처리되지만, 교외 활동은 EDWARD 시스템에 실적을 입력하고 나서 증빙자료를 갖고 구바우어관에 있는 교수학습처, 또는 매주 목요일마다 단과대학 행정팀에 찾아가 승인을 받아야 해.EDWARD 시스템에 들어가 ‘학사행정’의 ‘COMpass K’를 누르면 실적을 입력하거나 조회할 수 있고, 여기서 ‘배점현황표’를 보면 평가 항목과 한도를 확인할 수
- 미술・민속 유물: 금동여래입상(金銅如來立像)이 불상은 동으로 만들어 금으로 도금한 ‘금동여래입상’으로 대좌를 따로 주조해 결합했다. 불상의 속은 비어 있으며(중공식 주조법) 등 뒤로 광배를 고정하기 위한 촉이 2개 달려 있다. 나발로 이뤄진 육계는 높게 솟아 있으며 두 어깨에 닿는 긴 귀를 가지고 있다. 두 눈은 명상하듯 가늘게 뜨고 있다. 상의는 두 어깨를 덮고 있는 통견의 법의이며, U자형의 옷 주름이 하의를 덮어 다리 아래까지 이르렀다. 신체가 길어지고 몸통과 팔 사이에 굴곡을 주어 잘록한 허리를 표현했다. 손 모양은 두려움을 막아주고 소원을 들어준다는 ‘시무외여원인’을 하고 있다. 대좌는 팔각받침 위 상하 2단의 연꽃으로 표현됐다.문의 : 행소박물관 학예연구팀 580-6992
남들은 나를 유약한 사람들이라고 평가하지만, 나를 아는 사람들은 ‘독하다.’ 내지는 ‘강한 사람이다.’라는 말들을 많이 하곤 한다. 예전엔 그 말이 너무나도 이상하게 들렸지만 생각해보면 날 이렇게 만든 8할이 ‘인내’였다. 성인이 되어 아무도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대구에서 대외활동과 봉사, 성적을 동시에 잡으며 계속 나를 다잡던 때에도, 내가 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 겪은 오해와 편견 속에서도, 연세대학교 속에서 당해온 은근한 차별 속에서도, 다시 대구로 복귀했을 때 겪었던 많은 일들 속에서도 버텼다.이번 학기에도 그 버팀이 이어질 것 같은 나날들이 이어질 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일들에 눈물도 흘려봤고 화도 났던 나지만 그 전과 후는 무언가 달랐다. 수많은 버팀 속에서 ‘왜?’라는 물음 속에서 깨달았다. 무엇이든 더 버티는 사람만이 그 차이점을 알 것이라고. 그리고 그 것을 알기까지의 그 버팀을 견디는 건 내 자신이라는 사실을 점점 더 아는 것 같다. 세상 모두가 힘들지만 언젠가 버티고 버티다보면 우리 자신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큰 힘이 되고 더불어 우리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누군가가 생기게 될 것이라는 걸 많이 배우는 나날들이다.버텨보니 알겠다. 힘든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위해 학점 외에도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토익, 자격증, 자원봉사. 나는 자원봉사가 부담스러웠다. 성적처럼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고 ‘보람’이라는 무형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봉사 약속을 잡는 것부터 어렵게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순수한 봉사정신 때문이 아닌 봉사시간을 얻기 위해서라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1학년 때 복지관에서 장애아동들을 돌봤지만 점수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맴돌았다. 나를 쳐다보며 웃는 아이를 보니 더욱 죄책감이 커졌다. 전역 후에는 헌혈, 자선단체 기부 등의 간접적인 봉사활동만 해왔다. 그러던 중 어릴 때 읽던 책들이 생각났다. ‘이제 읽지도 않는 책들을 기부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에 복지관을 찾았다. 하지만 복지관의 위치는 바뀌었고 그 곳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곳이었다.만약 옆에 시각장애인이 있었다면 얼마나 상처가 되었을까? 단순히 봉사점수에 눈이 멀어 나는 어떤 행동을 했었나? 결과만을 생각한 행동이 어떤 상황을 초래하는지 가슴 아프게 느꼈다. 내가 자원봉사를 대학생활을 위한 것 중 하나로 본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해왔던 것은 타인을 위한 봉사가 아닌 날 위한 투자였다.
어떻게 하면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우연히 한국창의재단에서 주관하는 ‘대학생 돌봄교실 봉사단’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나는 12명의 친구들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나 싶었던 찰나에 큰 난관에 부딪혔다. 생각보다 적은 수의 아이들과 수업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고아초등학교에 찾아가 홍보를 하기로 결심했다. 우리의 홍보가 나름의 효과를 거두었는지 이후에도 추가로 신청한 아이들까지 합해 35명의 아이들과 수업을 했다. 우리는 ‘신체적 약자의 불편함을 이해하기’라는 주제로 닉부이치치에 관한 영상을 보고 감상문 쓰기, 수화, 장애인 존중 UCC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장애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이렇게 아이들과 웃고 떠들면서 어느덧 돌봄교실 수업도 막을 내렸다. 정들었던 아이들과 이별을 앞두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반면 마냥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정말 해맑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웃으면서 아이들을 보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사소한 일에 웃고, 사소한 것이라도 챙겨주는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우리는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되
“정부와 대학의 노력으로 반값 등록금이 실현되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광고하는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의 홍보문구이다. 정작 대학생들은 이 홍보문구에 동의할까? 현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워 대대적으로 등록금 부담을 줄인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가정에서는 부담을 덜었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여론이 나오게 된 것은 정부와 국민들의 반값 등록금에 대한 전혀 다른 ‘정의’ 때문이다. 염기성 교육부 대학장학과장은 “모든 학생들의 등록금을 반으로 줄이는 게 아니라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하되 평균적으로 50% 경감하도록 설계되었다.”고 밝혔다. 애초에 저소득층 학생에게 부여되는 국가장학금을 확대시킨 것일 뿐 대학생 전체를 염두에 두고 기획되지 않았지만 마치 수혜자 범위가 확장된 것처럼 홍보한 점이 문제의 출발점이다. 한편 지난해 등록금의 절반 이상을 장학금으로 받은 대학생은 전체의 49%인 1백12만명이다. 이와 관련해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등록금 총액 대비 장학금 지원액이 50%를 초과해 사실상 반값 등록금은 완성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 전문가 일부는 이를 ‘산술적 계산에 의한 판단일 뿐’이
봄기운과 함께 젊은이가 다시 학교를 채우고 고유의 젊음을 발산하는 멋진 계절이다. 기억의 한 편에 남아 있던 청춘예찬과 같은 문구도 떠오르지만 마음은 그리 가볍지 않다. 청춘에게 묻는다. 그대는 정녕 그대의 꿈을 키우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꿈과 희망이 사라지는 것 같다. 젊은이는 대학이란 지성의 터의 주역 중의 하나가 아니라 취업을 위해 거쳐 가는 의례적인 장소로 생각하고 대학도 자의반타의반으로 그렇게 동조하고 있다. 대학 4년을 취업을 위해 아등바등거리며 각종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우리의 청춘을 이렇게 만든 원인과 이런 상황을 사는 청춘에게 과연 미래가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본다.소통부재와 권력분립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다는 비판을 받는 국정의 책임자, 당내의 실력자 및 계파이익에 충실한 정당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비상식적인 단어를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의 의식개조에 일조한 사법부, 언제부턴가 중소 사업가와 자영업자에게 슈퍼 갑으로 돌변한 공무원조직, 대학을 자신들의 장난감으로 생각하고 각종 규제와 국책사업을 통해 조종하려는 교육부, 국민의 기본권을 안중에 두지 않고 오직 국가안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