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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불라 라사 115 (계명교양총서 115선)] '진달래꽃'

국내 시인, 평론가들을 대상으로 ‘한국 근대시 100년 중 가장 중요한 시인이 누구인가’라는 설문조사를 하면 제일 먼저 손꼽히는 시인이 김소월(金素月, 본명 廷湜, 1902-1934)이다.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최고의 시인으로 인식되고 있으니 명실상부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시인임에 틀림없다. 이 책은 김소월의 작품을 꾸준히 연구해온 문학평론가가 직접 선정한 작품을 수록하고, 시인의 의식과 시세계의 변화, 작품을 발표한 시기 등을 고려하여 순서대로 작품을 배치하고 있다.

김소월(金素月, 본명 廷湜, 1902-1934)은 민족적 가락과 민중적 정감에 바탕을 둔 서정을 발굴하여 민족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학의 예술성을 성취하는 한 전범을 보여주었다고 평가된다. 우리의 전통적인 시가인 ‘정읍사’, ‘가시리’ 등과 맥이 닿아 있는 그의 시는 ‘진달래꽃’, ‘팔베개 노래’, ‘접동새’, ‘산유화’ 등에서 보듯이 외로움과 슬픔 등의 한국적 서정과 민중 정감을 민요적 율조의 빼어난 가락으로 담아낸다. 그러나 소월의 시가 도달한 높이와 깊이는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 서정 장르가 가지고 있는 보다 근원적인 자리, 시만이 가닿을 수 있는 자리에 그의 시가 위치해 있다. 인간의 극한적 감정을 다루는 그의 시는 슬픔과 고통,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의 본성과 삶의 궁극적 진실을 일깨운다. ‘열락(悅樂)’과 ‘무덤’, ‘초혼(招魂)’과 같은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그는 하늘과 지하의 영계(靈界)를 오고 간다. 그것은 근대적 의식과 유교적 봉건의식 아래 깊이 깔려 있는 우리의 무의식을 건드린다. 그런 점에서 그의 시는 단순한 민요시, 연애시, 소박한 전원시, 향토적 서정시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이러한 면모 외에도 그의 시에는 현실인식과 민족주의적 색채가 강하게 나타난다. 그 예를 ‘밭고랑 우헤서’, ‘돈과 밥과 맘과 들’, ‘돈타령’, ‘옷과 밥과 자유(自由)’, ‘나무리벌 노래’, ‘삼수갑산(三水甲山)’ 등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외에도 민족혼에 대한 신뢰와 현실 긍정적인 경향을 보이는 시들도 있는데 ‘들도리’, ‘건강(健康)한 잠’, ‘상쾌(與快)한 아침’ 등이 그 예다.

시인으로서의 김소월의 탁월함은 무엇보다 남다른 형상화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 평이하면서도 미묘한 울림을 주는 시어, 민요적 율격을 변주한 개성적인 리듬, 행과 연의 입체적인 구분과 정제된 시적 구조, 극적 화자와 시적 상관물의 활용, 역설적 어법 등은 모두 지적이고 의식적인 창작태도의 산물이다. 이는 그가 예술의 형식성과 양식화의 거리에 대한 나름의 자각을 바탕으로 형식적 완결미를 추구했음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김소월은 근대시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전통에 대한 방법론적 자각을 본격적으로 보여준 최초의 시인이라고 하겠다.

그가 생애에 남긴 단 한 권의 시집인 ‘진달래꽃’은 국내외의 출판사에서 숱한 판본으로 거듭 출간되었으며, 마침내 근대 문학 작품 최초로 문화재로 등록되기에 이르렀다. 학계에서 그의 시는 수많은 사람들의 연구대상이 되어 2016년 현재까지 800여 편의 평론과 논문을 탄생시켰다. 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크게 사랑을 받아 수많은 가곡과 대중가요로 불리어지고 있다. 그의 시가 이렇게 많이 읽히는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첫째 겨레의 정한이 잘 녹아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래서 모든 국민들에게 보편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둘째 평이한 어휘와 표현으로 깊은 감정과 사상을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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